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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IRO 인명구조견 챔피언십 2위 김종욱 광주애견훈련소장
“셰퍼드 잉고, 칭찬과 교감 통해 사상 최고 성적냈죠”
2015년 10월 02일(금) 00:00
“주인이 기뻐하고 좋아하면 키우는 개도 그 감정을 똑같이 느껴요. 사람만 성취감을 느끼는 게 아닙니다.”

지난달 말 덴마크 올보그에서 열린 ‘제21회 IRO(국제인명구조견연맹) 국제인명구조견 월드챔피언십’에서 핸들러 김종욱(43) 광주애견훈련소장과 그의 파트너 셰퍼드 잉고(3)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국제구조견협회 주최로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자국의 엄격한 선발절차를 거친 팀만 출전이 가능하다. 세계적으로 열리는 구조견대회 중 규모가 가장 큰 경연행사다. 역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선수들 가운데 10위권 문턱을 넘은 핸들러가 없었다는 점에서 김 소장의 선전은 돋보인다.

‘아시아 최초 2위’라는 성과를 일궈낸 김씨는 “날씨와 대회장소 등 컨디션이 열악해 기존 강팀들이 많이 탈락하는 이변이 있었다”면서 “잉고가 긴장하지 않고 잘해줘서 좋은 성과를 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개도 동기부여를 해주고 칭찬해주면 스스로 잘하고 싶어해요. 아이들을 키우는 것과 같죠. 스파르타식 훈련을 하면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김 소장의 훈련방식은 독특하다. 훈련에 성공하면 ‘간식’을 주는 일반적인 훈련이 아니라 끊임없이 칭찬하는 방식이다. 훈련을 잘 해냈을 땐 개가 좋아하는 장난감 공을 던져주고 함께 놀아준다. 절대 다그치는 법이 없다. 김 소장이 터득한 진리는 애견도 자신이 인정받았을 때 성취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반복 훈련을 하는 것보다 자신의 행동이 주인을 기쁘게 하고 인정받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면 개들은 더 훈련에 열심히 해요. 무엇보다 서로 교감할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반려견을 키워본 적도 없었던 그의 애견 사랑은 군복무에서 시작됐다. 통신사 설비기사로 일하다가 군에 입대했는데, 우연히 군견병이라는 보직을 맡게 됐다. 군견을 돌보면서 ‘이게 내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후 군견훈련을 위해 보던 잡지에 소개된 정해승 애견훈련소장을 무작정 찾아가 제자로 들어갔다. 그는 지난 2000년에는 고향인 광주시 광산구 본덕동에 ‘광주애견훈련학교’를 설립했다. 이젠 누구나 손꼽는 경력 20년차 베테랑이 됐다.

그는 “칭찬과 교감을 통해 애견훈련을 해왔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존의 ‘스파르타식’ 훈련방식을 고수했었다. 그런데 구조견 훈련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스위스 출신 ‘비젠호프’ 교관을 만나면서 맹목적인 훈련방식이 180도 바뀌었다.

지난 1999년 시작된 그와의 인연으로 매주 2차례씩 3년간 훈련 노하우를 전수받으면서, 파트너인 개와 ‘교감’을 이루면 동기부여와 함께 자발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때 이후 김 소장은 인명구조견 대회에 끊임없이 참가하고 있다. 인명구조견 훈련으로는 수입도 없는데다, 매번 국제대회에도 사비를 들여 참가하고 있음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저와 잉고는 둘 다 승부욕과 명예욕이 강해요. 힘든 훈련을 견디고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유대감도 강해집니다.”

김종욱 소장은 “얼마 전 경찰의 협조요청을 받아 수일간 찾지 못했던 실종 치매할머니를 잉고가 3시간 만에 찾아냈었다”며 “잉고의 재능으로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고 구할 수 있으면 그뿐”이라고 말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