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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힘은 문명 교류와 문화 누적
모험과 교류의 문명사
주경철 지음
2015년 04월 24일(금) 00:00
인간종이 처음부터 자연 생태계의 최강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는 전 지구를 장악하고 있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유전자의 진화를 통해 자연에 적응해가는 게 아니라 문명과 문화의 누적을 통해 자연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불의 발견, 농경의 시작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면화도 마찬가지다. 면화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직물 재료 중 하나였다. 그런데 유독 유럽은 면화를 재배하지도, 알지도 못했다. 그러던 차에 유럽 상인들이 놀라운 인도 직물을 들여왔다. 값싸고 아름답고, 가볍고, 물빨래할 수 있는 면직물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면화는 결국 유럽 산업과 일상에 충격을 가했다. 영국은 인도산 면직물의 기법을 배워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게 산업혁명의 첫걸음이었다.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가 펴낸 ‘모험과 교류의 문명사’는 인류의 역사를 소통과 교류의 측면에서 살핀다. 저자는 인간이 생태계 최강자 위치에 오른 강력한 무기로 문명과 교류, 문명과 문화의 누적을 꼽는다.

“아무리 인류가 머리 좋고 재주가 많아도 한 세대와 한 집단의 성취물들이 누적되고 전달되지 않으면 늘 제자리걸음을 하는 수밖에 없다”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 책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문명 발전의 성과는 무엇이고, 어떻게 전해지고 수용됐는지를 보여주는 주요 기점들을 좇는다. 인간들은 상인이나 전사 혹은 모험가나 해적으로 전 세계의 땅과 바다를 누비고 다녔다. 그 과정에서 인간만이 아니라 동물과 식물, 특히 다양한 작물이 다른 대륙으로 전해졌다. 병원균까지도 말이다.

특히 향신료 작물들이 이식되어 특유의 색채, 맛과 향으로 각지의 문화를 물들이고, 심지어 성스러움의 물질적 근거물인 성유물들도 수출입 되어 인간 내면의 심성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산처럼·1만8000원〉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