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는 끝없이 터져나오고 툭하면 고장으로 멈춰선다. 점검은 부실하기만 하고 정보는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숨기려고만 한다. 한빛(영광) 원전 얘기다. 지역민들 사이에서 “불안해서 살겠어요?”라는 말이 터져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빛원전이 불안하다. 끊이질 않는 원전 납품 비리에, 가동이 중단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수많은 원전 안전 대책을 쏟아냈지만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바뀐 게 없는 듯 하다.
급기야 인적 실수로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그나마 ‘별일 아니다’는 식으로 지역민들에게 숨겼다가 들통났다. 원전 안전성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씻어주기는 커녕, 불신만 키운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지역민들의 믿음은 사라진 지 오래라는 지적도 나온다.
◇툭하면 고장·중단, 원전이 위험하다=한국수력원자력이 공개한 한빛원전 가동 중단 건수는 상업운전(1986년)에 나선 이후 모두 119차례에 달했다. 6기의 원전별로는 ▲1호기 36회(저출력 상태 자동정지 4회) ▲2호기 34회(〃 7회) ▲3호기 15회(〃 1회) ▲4호기 16회(〃 5회) ▲5호기 10회 ▲6호기 8회(〃 1회) 등이다. 원자력 발전기 하루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금(1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저출력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가동을 멈춘 사례가 18차례나 달했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불안감도 높다. 원전은 갑작스런 재해나 내부 설비의 고장 때문에 갑자기 가동을 멈출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체르노빌 원전의 경우 잦은 저출력 상태에서의 운전과 저출력 상태 자동정지가 최악의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 부실 점검, 불신만 쌓여=한국수력원자력과 한빛원전에 대한 지역민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한빛원전의 경우 지난해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 511개(56개 품목)가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증도 안된 부품을 수 년간 사용해오다 적발되는가 하면, 위조된 ‘짝퉁’ 부품이 전체 부품의 67.9%에 달했다는 점에서 핵심 시설인 원전 가동에 영향을 미치는 부품에 대한 허술한 관리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납품 비리 사건도 터져나왔다. 한빛원전 직원들은 올해 초 원전 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검찰에 적발됐 었다. 검찰은 당시 원전 업체로부터 부품 납품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해당 직원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벌였다.
부실한 점검과 안일한 근무 행태도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3호기 증기발생기 이상으로 가동이 중단됐을 때 고장 부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3호기에 있는 증기발생기 중 멀쩡한 증기발생기를 고장난 것으로 오판, 12시간 넘게 관련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서 고온·고압의 방사능 물질이 외부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 검출된 방사능 수치가 평소에 130배에 달했음에도 한수원은 숨기는데 급급했다. 반드시 파악해야할 3중수소(三重水素·트리튬) 등의 유출량도 집계하지 않는 무책임함도 드러났다. 여기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주민과의 의견 수렴도 없이 육상으로 운송하겠다는 발상까지 내놓으면서 한수원측이 지역민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판도 터져나오는 형국이다. 또 한수원 직원들은 내부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용역업체 직원에게 유출하는 등 허점을 드러내 핵심 보안시설이 무색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국민은 불안하다=광주시가 지난달 개최한 ‘한빛원전 사고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관계기관 보고회’에서는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광주에서 광주로 이동하는데만 반나절이 소요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전 사고 시 광주 5개구 중 가장 가까운 광산구 35㎞를 기준(편서풍 2.5m/sec)으로 4시간이면 누출 방사능이 도착하고 동구 지원동도 5시간 안팎이면 방사능 오염권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빛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 시 비상계획구역(반경 30㎞)이 확대된 만큼 이에 따른 안전 대책 등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아울러 방사능 누출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자치단체의 안전 대책도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전남도와 장성·함평·무안·신안군의 경우 한빛원전에서 원전세(지역자원시설세) 명목으로 받은 자금을 ‘원전 지역개발사업 중장기 계획’에 따라 435억원을 썼지만 정작 ‘안전’에는 121억4000만원(27.9%)만 투입하는 등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신안군은 원전에서 거둬들인 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지만 열악한 재정난을 들어 원자력·재난·재해 대비 방제사업에는 전혀 지원하지 않는 등 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이 기획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한빛원전이 불안하다. 끊이질 않는 원전 납품 비리에, 가동이 중단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수많은 원전 안전 대책을 쏟아냈지만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바뀐 게 없는 듯 하다.
◇툭하면 고장·중단, 원전이 위험하다=한국수력원자력이 공개한 한빛원전 가동 중단 건수는 상업운전(1986년)에 나선 이후 모두 119차례에 달했다. 6기의 원전별로는 ▲1호기 36회(저출력 상태 자동정지 4회) ▲2호기 34회(〃 7회) ▲3호기 15회(〃 1회) ▲4호기 16회(〃 5회) ▲5호기 10회 ▲6호기 8회(〃 1회) 등이다. 원자력 발전기 하루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금(1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저출력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가동을 멈춘 사례가 18차례나 달했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불안감도 높다. 원전은 갑작스런 재해나 내부 설비의 고장 때문에 갑자기 가동을 멈출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체르노빌 원전의 경우 잦은 저출력 상태에서의 운전과 저출력 상태 자동정지가 최악의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빛원전의 경우 지난해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 511개(56개 품목)가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증도 안된 부품을 수 년간 사용해오다 적발되는가 하면, 위조된 ‘짝퉁’ 부품이 전체 부품의 67.9%에 달했다는 점에서 핵심 시설인 원전 가동에 영향을 미치는 부품에 대한 허술한 관리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납품 비리 사건도 터져나왔다. 한빛원전 직원들은 올해 초 원전 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검찰에 적발됐 었다. 검찰은 당시 원전 업체로부터 부품 납품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해당 직원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벌였다.
부실한 점검과 안일한 근무 행태도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3호기 증기발생기 이상으로 가동이 중단됐을 때 고장 부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3호기에 있는 증기발생기 중 멀쩡한 증기발생기를 고장난 것으로 오판, 12시간 넘게 관련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서 고온·고압의 방사능 물질이 외부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 검출된 방사능 수치가 평소에 130배에 달했음에도 한수원은 숨기는데 급급했다. 반드시 파악해야할 3중수소(三重水素·트리튬) 등의 유출량도 집계하지 않는 무책임함도 드러났다. 여기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주민과의 의견 수렴도 없이 육상으로 운송하겠다는 발상까지 내놓으면서 한수원측이 지역민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판도 터져나오는 형국이다. 또 한수원 직원들은 내부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용역업체 직원에게 유출하는 등 허점을 드러내 핵심 보안시설이 무색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국민은 불안하다=광주시가 지난달 개최한 ‘한빛원전 사고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관계기관 보고회’에서는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광주에서 광주로 이동하는데만 반나절이 소요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전 사고 시 광주 5개구 중 가장 가까운 광산구 35㎞를 기준(편서풍 2.5m/sec)으로 4시간이면 누출 방사능이 도착하고 동구 지원동도 5시간 안팎이면 방사능 오염권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빛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 시 비상계획구역(반경 30㎞)이 확대된 만큼 이에 따른 안전 대책 등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아울러 방사능 누출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자치단체의 안전 대책도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전남도와 장성·함평·무안·신안군의 경우 한빛원전에서 원전세(지역자원시설세) 명목으로 받은 자금을 ‘원전 지역개발사업 중장기 계획’에 따라 435억원을 썼지만 정작 ‘안전’에는 121억4000만원(27.9%)만 투입하는 등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신안군은 원전에서 거둬들인 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지만 열악한 재정난을 들어 원자력·재난·재해 대비 방제사업에는 전혀 지원하지 않는 등 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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