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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소통” … 선수들 “분통”
군입대 선언한 안치홍에 ‘임의 탈퇴’ 언급
과정 없는 극단 발언에 구단·선수단 발칵
2014년 10월 23일(목) 21:58
지난 2013년 가을, KIA 불펜에서 큰소리가 나왔다.

에이스 윤석민(볼티모어)이 팀의 사정상 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던 때이다.

2013년은 야구선수 윤석민에게 중요한 해였다. 윤석민은 2011년 투수 4관왕을 달성했지만 구단의 방침에 따라 포스팅 자격을 얻지 못했다.

구단이 신임 선동열 감독의 의중에 따라 2년의 시간을 더 주문한 것이다. 윤석민은 2013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로 해외 진출을 하는 것으로 진로를 수정해야 했다.

하지만 2013년은 윤석민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지 못했다. 연봉협상 과정부터 삐걱거렸다. 매년 조용히 도장을 찍었던 윤석민이 FA를 앞두고 있는 만큼 팀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을 세워달라고 말을 꺼냈다. 두 차례의 요청과 으름장에도 같은 금액의 계약서가 돌아오자 윤석민은 더 이상의 얘기 없이 바로 도장을 찍었다.

중요한 쇼케이스 시즌이었지만 윤석민도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 WBC 후유증으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고, 팀 상황으로 마무리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 등 쉽지 않은 시즌이 전개됐다. 일은 시즌 막바지에 터졌다. 해외 스카우트들이 윤석민의 등판을 보기 위해 대거 잠실을 찾았던 날이다. 마무리로 보직을 옮긴 탓에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던 윤석민은 조심스레 등판을 요청했다. 결론적으로 윤석민은 이날 등판을 하지 못했다. 일방적인 경기 흐름 속 윤석민의 의견이 최종적으로 벤치까지 전달되지 못한 것이다. 이날 구단과 선수, 선수와 감독, 코치진과 감독의 ‘불통’이 터졌다.

2014년 가을, KIA 감독실에서 ‘임의탈퇴’라는 단어가 나왔다.

시즌 막바지 내야수 안치홍의 군입대가 KIA에는 비상한 관심사가 됐다. 김선빈에 이어 내야의 핵 안치홍의 공백이 불가피해지자 구단이 마음을 돌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준비됐던 계획이기도 했고, 쉼없던 6년의 시간과 대표팀 탈락 논란으로 심신이 지친 안치홍은 군입대를 선택했다. 고민 끝에 군입대를 허락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구단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방법을 썼다. 감독이 아닌 야구 대선배의 입장으로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다독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안치홍을 감독실로 보낸 것이다.

그러나 감독실에서 나온 얘기는 “군입대를 고집하면 임의탈퇴도 가능하다”였다. 예상치 못했던 ‘임의 탈퇴’라는 단어에 구단 사무실이 발칵 뒤집혔다. ‘소통’을 화두로 삼았던 KIA였던 만큼 선수단을 비롯한 내부가 술렁거렸다. 이런저런 소란 속에서도 구단과 안치홍은 아름다운 작별 수순을 밟았지만 상처는 남았다.

선동열 감독은 22일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또 다시 선수들과의 ‘소통’을 약속했다. 그러나 ‘임의탈퇴’의 후유증이 깊게 남아있다. 선 감독이 앞선 3년 동안 언급했던 얘기도 ‘소통’이었기 때문에 이번 재계약에 대한 반응은 냉담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마음을 얻고 팬심을 달래기 위한 선 감독의 진정성, 현재의 통렬한 비난을 정면돌파할 용기기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KIA의 상처와 실패는 반복될 것이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