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정상부에 주둔하고 있는 공군 부대 측이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됐던 ‘무등산 정상 개방 행사’에 대해 ‘전면 불허’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매년 개최됐던 무등산 정상개방 행사가 당장 올 가을부터 중단되고, 무등산을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되찾기 위한 ‘군부대 이전 사업’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0일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등에 따르면 무등산 정상부에 주둔하고 있는 공군 부대를 지휘하는 ‘공군 제1방공유도탄여단’ 측은 최근 “올해뿐만 아니라 향후 무등산 정상 개방 행사를 불허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무등산사무소와 광주시 측에 통보했다.

공군 부대 측은 이날 광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상 개방 전면 불허 방침의 이유로 군사 보안 목적과 함께 국토방위 업무의 공백 발생 등을 들었다. 여기에 행사 개최를 위한 준비 과정에서 장병의 수고와 행사 당일 부대 내 질서 유지의 어려움도 공군 부대 측이 정상 개방 불가 방침을 고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사)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군부대 측이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됐던 정상 개방을 일방적으로 불허하는 것은 문제”라며 “무등산 정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를 조속히 이전해 무등산을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등산에 주둔하고 있는 공군 부대를 지휘하는 여단 사령부를 직접 방문해 광주시와 시민들의 입장을 설명했지만 공군 부대 측을 설득하지는 못했다”면서 “앞으로는 무등산 정상부 개방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뜻을 적극 반영해 공군 본부 측과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등산 정상부는 지난 1966년 공군 부대 주둔 이후 45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가 2011년 5월14일, 역사적인 ‘첫 개방’이 이뤄졌다. 이후 개방 행사는 매년 봄·여름·초가을·늦가을에 맞춰 연간 4차례씩 정기적으로 개최돼 왔다. 지난해 늦가을 개방행사를 끝으로 지금까지 10차례에 걸쳐 하루씩 열린 무등산 정상 개방 행사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등산 애호가와 시민 등 24만여명이 참가하는 등 광주·전남 시민들뿐 아니라 전국 등산 애호가들의 주요행사로 자리매김했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