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切齒腐心) 기다려온 승부다.

‘에이스’ 양현종이 19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홈경기에 출격한다. 17일 우천순연에 이어 18일로 미뤄졌던 월요일 경기마저 취소되면서 김병현 대신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특별한 각오는 없다”고 말을 아끼기는 했지만 양현종에게는 욕심이 나는 경기다.

올 시즌 양현종에게는 삼성전 첫 출격이다. 올 시즌에도 팀은 삼성전에서 2승7패를 기록하며 사자 앞에 고양이가 됐다. 에이스의 이름으로 그동안의 열세를 만회하고 싶은 게 양현종의 바람이다. 또 새로운 한 주의 첫 선발로 나서는 만큼 양현종 스스로에게 부여한 역할도 있다.

양현종은 “첫 선발로 나서는 만큼 팀 승리를 목표로 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첫 게임이라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내 역할에 따라 다음 경기, 불펜진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악몽을 털어내기 위한 무대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양현종의 15승을 의심하는 이가 없었다.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를 거둔 양현종은 전반기 14경기에서 2.3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9승1패를 챙겼다. 1패도 넥센전에서 남은 0-1 완투패였다. 삼성을 상대로도 7.1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승을 챙겼었다.

하지만 거침없던 양현종의 기세가 삼성전 부상과 함께 꺾였다. 지난해 6월28일 양현종은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옆구리 부상으로 마운드에 주저 앉아야 했다. 이날 경기는 앤서니의 4번째 블론세이브가 나오면서 역전패로 끝났다.

우측 늑간 근육 부상으로 재활조가 됐던 양현종은 복귀 이후에도 부상이 재발하면서 화려했던 시작과 달리 씁쓸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부상의 악몽을 딛고 올 시즌 에이스 자리를 차지한 양현종에게는 넘고 싶은 산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기다리고 있는 기록도 있다. 양현종이 19일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게 되면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구단 상대 승리 기록을 만들게 된다.

양현종은 “2010년도에 전구단 승리를 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큰 의미는 두지 않겠다. 잘 치는 타자들을 만나게 된다. 어려운 상대라고 기죽지 않고 내 공을 던지면 될 것이다. 상대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양현종은 역대 삼성과의 경기에서 4.70의 평균자책점으로 35경기 6승6패 1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선발로는 20차례 등판했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