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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요한 바오로 2세, 광주 방문 5·18 아픔 치유
DJ 구명운동으로 인연
정부 반대 불구 소록도 한센인 찾아
2014년 08월 14일(목) 00:00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찾은 두번째 교황이다. 이전 265명의 교황 가운데 한국을 찾은 교황은 두차례 방문한 요한 바오로 2세가 유일하다.

역사적인 첫 방한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4년 5월 3∼7일이었다. 한국 교회 창립 200주년 기념식이 계기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구명운동을 통해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요한 바오로 2세는 광주·전남과 인연이 깊다.

바오로 2세는 한국 첫 방문시 광주를 찾아 미사를 집전하고 1980년 5월의 광주 아픔을 기억하며 광주시민들을 위로했다. 교황은 특히 5월 4일 광주 방문 때 대규모 미사 집전 행사장인 무등경기장으로 가는 길에 5·18 상처가 배어 있는 옛 전남도청과 금남로를 거쳐 갈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지난 12일 윤장현 광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시 무등경기장 자리에 신축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외야 출입구 앞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광주 방문 기념비 제막행사를 거행했다.

교황은 또 “한국에서 가장 소외된 곳을 보여달라”며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록도 한센인들을 찾았다. 교황은 한센병 환자들 머리에 일일이 손을 얹고 “친히 고통을 겪으셨던 예수는 여러분과 함께한다”고 격려하고 축복했다.

첫 방한 당시 요한 바오로 2세가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비행기 트랩 아래 엎드려 땅바닥에 입을 맞추던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순교자의 땅”이라는 말을 되뇌면서 한국 땅에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했다. 또 도착 성명에서는 ‘논어’를 인용해 한국어로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오로 2세는 첫 한국인 사제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천주교 순교자 103명을 성인으로 모시는 역사적인 시성식을 주례했다.

그는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줘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는가 하면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젊은이들과의 대화 행사에서는 청년들이 ‘군사독재 정권의 실상을 알리겠다’면서 들고 온 최루탄 상자를 흔쾌히 받는 등 열린 모습을 보여줬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9년 10월 5∼8일 두 번째 방한했다.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세계 성체대회를 위해서였다. 65만 명이 몰린 여의도광장 행사에서 남북한 화해를 기원하는 평화메시지를 낭독했다.

그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는 축하 메시지를, 2002년 태풍 루사 피해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 등을 당했을 때는 위로 메시지를 보내오는 등 한국에 관심을 보여왔다. 또 2000년 3월 바티칸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권유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뒤로 교황청은 평양에 특사를 파견하고 북한에 수십만 달러를 지원하는 등 화해 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