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참패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년 임기의 반도 채우지 못하고 4개월여 만에 퇴진했다.

지난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계에 본격 뛰어든 안 대표는 이듬해 4월 재보선 당선으로 원내에 입성한 뒤 독자 신당 창당을 준비하며 기존 정치권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안 대표는 지난 3월 민주당과의 통합이라는 정치 인생의 승부수를 던졌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 양보, 2012년 대선 포기에 이은 세 번째 ‘철수정치’라는 안팎의 비판을 뒤로 하고 ‘제1야당’의 리더라는 거물 정치 지도자의 반열에 올랐다는 긍정적 기대감도 작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안 대표는 정치 지도자로서 역량을 드러내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4월 통합신당 창당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번복하면서 ‘약속의 정치’가 훼손됐다. 이어 6·4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는 윤장현 광주시장의 전략공천을 강행해 당내 잡음에 휘말렸다.

윤 시장 외에는 자기 사람을 거의 공천하지 못해 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재보선에서는 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와 기동민 후보(서울 동작을)의 전략공천을 주도해 논란을 자초한 데 이어 선거 완패로 정치적 입지마저 사실상 상실했다.

안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대표들의 책임”이라면서 조기 사의를 표명, 유력 대선 주자로서의 위상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차기 대선을 겨냥한 차분히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정국 구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당내에서 와신상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난마처럼 얽힌 정치권의 미로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미지수다.

/임동욱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