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국회의원 재보선이 여당인 새누리당의 완승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로 끝남에 따라 정국의 주도권은 여권으로 넘어가게 됐다.

특히 이번 재보선 이후엔 2016년 4월 총선까지 1년 8개월 동안 큰 선거가 없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로 만들어진 여권의 우월적 구도는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야당에게는 가까운 시일 안에 만회할 기회를 갖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잇단 공직후보자 낙마사태 등으로 소실한 국정운영 능력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국가 개조 드라이브를 걸 힘을 갖게 됐다. 이번 선거가 박근혜정부 중간평가의 의미가 있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은 더욱 고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더욱이 의석 수도 147석에서 158석으로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원내 과반을 확보, 국회 운영에서도 든든한 지지대를 되찾게 됐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정국을 주도할 힘을 갖게 됐다. 그동안 세월호 정국에서 야당에 밀리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여당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며 야당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세월호특별법 협상과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비롯한 ‘국가 대개조’ 관련법, 경제활성화법 등 주요 현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지난 14일 전당대회에서 새로 들어선 ‘김무성 대표 체제’는 재보선 승리를 바탕으로 야당은 물론 청와대와의 관계에서까지 힘을 갖고 정국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서도 친박(친박근혜) 주류 측의 견제에서 일단 벗어나 연착륙할 전망이다.

김무성 대표는 세월호 참사 등 여러 여건상 애초 필패의 예상을 깨고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승리로 평가를 받으면서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사상 최악의 패배를 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장 당내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 공천을 비롯해 주요 접전지의 ‘돌려막기’식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간 이해갈등이 그대로 노출된 만큼 당권경쟁이 조기에 불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친노(친노무현) 등 구주류를 중심으로 ‘조기 전대’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앞서 김한길, 안철수 두 대표가 스스로 사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방선거의 사실상 패배에 이어 ‘미니총선’이라 불린 재보선에서 패배하면서 당을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 패배는 단순히 ‘11대 4’의 수치적 의미를 떠나 텃밭인 순천·곡성에서의 패배와 광주 광산을의 저조한 투표율과 득표율, 다른 전남지역 선거구에서의 여당 후보의 선전 등은 새정치연합의 존재 근거를 위협할 정도의 의미를 주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해석이다.

더욱이 당내 잠재적 대권후보까지 모두 투입한 선거에서 당 지도부의 공천 잘못과 전략 부재 등으로 참패함으로써 향후 대선 전망까지 어둡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대안 야당으로서 입지가 흔들리게 됨에 따라 당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

/ 박지경기자 jk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