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실시된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당선되는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졌다. 지난 1988년 국회의원 선거가 소선구제로 전환된 이후, 26년 만에 광주·전남에서 최초로 새누리당 의원이 탄생한 것이다.

이정현 후보의 당선은 야권의 심장이자 텃밭인 전남에서 지역구도 타파가 실현됐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사의 기념비적 사건이라는 평가다.

이정현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전국 최다 득표수를 차지하는 이변까지도 연출했다. 31일 밤 12시 2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는 6만815표, 49.43%를 득표해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4만9611표, 40.32%)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유일하게 6만표대를 기록하는 뚝심도 발휘했다.

이정현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서갑원 후보를 크게 앞서 나가며 기적을 예고했으며 막판까지 여유있는 차이를 보이며 승리했다. 이정현 후보의 승리는 7·30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에서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야권의 심장이자 새정치민주연합의 핵심 기반인 전남에서 이뤄낸 극적인 승리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십 년 동안 지역주의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당해왔던 전남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 당선을 통해 견고했던 지역구도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정현 후보의 당선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진정성’으로 집약되고 있다.

1995년 광주시의원 선거, 2004년 총선, 2012년 총선 등에서 잇달아 낙선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우며 3전4기의 도전에 나선 그의 진정성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다.

지난 18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 ‘호남 예산 지킴이’로 맹활약 한 그가 선거 과정에서 ‘미치도록 일을 하고 싶다’고 호소한 것도 표심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지역 민심의 전략적 선택도 이정현 후보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역주의 타파의 물꼬를 트면서 박근혜 정부에 대통합의 메시지를 던지고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 새정치민주연합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순천·곡성 지역구를 넘어서 광주·전남 전체가 지역구였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다. 수많은 전남도민과 광주시민들이 선거 과정에서 순천·곡성 유권자들에게 이정현 후보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호남 민심이 이정현 후보 당선으로 지역주의 극복의 메시지를 던짐에 따라 이제 정부와 여당에서 구체적 행보를 통해 응답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제 여권에서 답을 내놓아야 망국적인 지역주의가 타파되고 대한민국이 미래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욱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