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이 성성할 나이에도 힘과 열정이 넘치는 난타공연을 펼치는 어르신들이 화제다. 평균 연령이 68세지만,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하고 있는 ‘한우리건강난타예술단’(회장 김순자)이 주인공이다. 신명나는 꽹과리 소리로 흥을 돋우는 이영애(82)할머니를 비롯해 강복실(76)·채춘원(75) 할머니까지 70여 명 정회원 대부분이 70대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진 노후를 ‘춤 추고 악기 불며 건강히 살자’는 취지로 지난 2012년 1월 창단한 한우리건강난타예술단은 우리네 평범한 어머니와 할머니들로 구성됐다. 3살 어린 아이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목표로 노래하는 예술단은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빠짐없이 찾아 공연으로 즐겁게 봉사하고 있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이들은, 각종 대회에서 크고 작은 상을 받은 화려한 수상경력도 자랑거리다. 창단 첫해 담양소리축제 장려상·지도자 교사상 수상, 2013년 광주연합회배 종합예술상 수상, 같은 해 8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 친선 무궁화예술제에서는 2년 연속 대상과 지도자공로상을 수상하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12일에도 한순임(사진) 강사의 지도 아래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무용예술경연대회’에서 단체전 대상과 지도자 안무상을 획득하는 기쁨을 안았다.

단원 대부분은 평상시 농사일과 집안 살림 때문에 일주일에 이틀 연습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 대회가 열리는 장소도 서울 등 타지역이기 때문에 참가를 위해서는 새벽 3시쯤 일어나야 한다. 이들의 수상은 열악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들이라 더욱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일 이어지는 지역행사공연과 대회 참가 등 거듭된 강행군에 고령인 단원들이 지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하지만 단원들이 신명나는 공연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기우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르신들은 실력만큼이나 지역 사랑도 남다르다. ‘2015년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홍보대사로 임명된 이들은 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참가하는 대회마다 ‘아침의 담양(아침의 나라 개사)’과 ‘아자아자 담양으로(바다의 교향시 개사)’라는 공연곡을 선 보이고, 홍보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무대 양쪽에 배치해두는 등 박람회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순자 회장은 “76살이면 집에서 자녀들 눈치보며 신세 지고 있을 나이라고 생각하시는데, 난타 공연을 멋지게 하는 모습만으로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며 “단원 전체가 화합하며 건강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한순임 강사는 “회원들이 바쁜 일상에서도 항상 웃으며 연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나이도 잊은 채 열연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며 “단원들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함께하며, 어떤 무대에서도 손색없는 예술단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담양=정재근기자 j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