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외야수 박준태가 ‘호랑이 군단’의 블루칩으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 두 차례의 결정적인 끝내기 장면에 주인공이 되면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알렸다.

#7월3일 두산전

양현종이 선발로 등판했던 이날. 안치홍의 3점포와 김주찬의 솔로포까지 나오면서 여유롭게 KIA의 승리로 마무리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6-2의 리드 상황에서 마무리 어센시오가 대타 정수빈에게 초구에 홈런을 맞았다. 2사에서는 발빠른 최주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KIA 덕아웃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타석에는 민병헌이 들어섰고, 방망이를 떠난 총알 타구가 3루수 박기남의 옆을 빠져 외야로 향했다. 주자 최주환이 3루에 안착하면서 두산으로 분위기가 기울려는 찰라, 2루에서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발 빠른 민병헌이 넉넉히 2루에 도달하는 것 같았지만 공이 먼저 베이스에 도착하면서 경기가 종료된 것이다. 7회 대주자로 들어갔다가 좌익수를 맡은 박준태가 만든 천금 같은 보살이었다.

#7월12일 롯데전

초반만 해도 KIA에게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호랑이 킬러’ 유먼을 상대로 1회부터 5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3-0. 그러나 이후 결정적 순간마다 방망이가 빗나가면서 분위기가 역전됐다.

3-1로 앞서 4회 1사에서 선발 임준섭을 교체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돌발 사구에 경기는 예측불허의 쇼가 됐다. 8회 부상 복귀전에 나선 송은범이 강민호의 머리에 공을 맞추면서 퇴장을 당했다. 어센시오가 한 박자 빠르게 투입됐고, 롯데는 포수의 갑작스런 부상에 최준석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이래저래 타순이 꼬이면서 롯데 투수 송승준과 장원준까지 타석에 섰다.

잔루 행진 속 경기는 결국 4-4, 12회 말 연장까지 갔다. 김민우의 볼넷과 이성우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2루. 박준태가 타석에 섰다. 상대는 150㎞는 기본으로 찍는 파이어 볼러 최대성. 초구를 지켜본 박준태는 2구째 직구를 잡아당겨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우익수 손아섭의 송구실책으로 3루에 있던 김민우가 홈을 밟으면서 경기는 5시간 3분에 걸친 빗속의 혈투는 KIA의 5-4 승리로 끝났다.

박준태는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코치님께서 공을 하나 미리 보라고 말씀을 하셨다. 상대가 워낙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이기도 하고 공을 본 뒤 타이밍을 빨리 가자고 생각 했다. 앞선 타석에서도 타이밍이 늦어져 빠르게 가져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팀 승리에 역할을 하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스프링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박준태는 중도에 부름을 받았다.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연습경기 중반에 투입돼 3루타를 때려내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뒤 강한 어깨로 선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고 신종길의 부상 속에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타이거즈의 뜨거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