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는 이건철 전남발전연구원장, 김재철 광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경수 광주대교수(광주시·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의장(민선 6기 광주시인수위원), 최지호 전남대교수(민선 6기 전남도인수위원) 등 5명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호남 상생협력이 필요한 이유를 요약 정리한다.

이들은 광주·전남·전북이 1980년대 후반 이후 자체 성장을 위해 연계·협력보다는 경쟁·대립한 결과 호남이 영남은 물론 충청에도 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저성장, 중앙정부 지원 감소, 광역 경쟁체제 등의 외적 요인, 정치·경제력 감퇴, 인구 감소 및 젊은층 유출 등의 내적 요인 속에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할 경우 호남 발전의 기회와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높았다.

◇상생발전은 민선 6기의 시대적 요청=이건철 전남발전연구원장은 지역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공간적 인접성을 갖는 지역 간 연대와 협력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행정구역을 넘어선 광역적 협력이 지역 발전의 최고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의 범위를 호남권으로 설정하고 광주와 전남·북이 ‘광역화되고 분업화된 상생의 공간’이 돼야 한다”며 “물리적인 행정구역 통합이 아니라 지역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한 정서적인 동질감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호남권 미래 상생협력부터 시작=김재철 광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나친 경쟁과 효율성 추구 정책 속에서 호남권의 당면 현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대와 협력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폈다.

인구 감소로 지역 내 소비시장 규모가 작아지고, 중앙집권적인 정치 구조 속에 지역정치 역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저성장 기조 속에 지자체의 재정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행정구역 중심의 이기주의적 행태는 ‘근시안적 사고’라는 것이다.

그는 “호남의 독자적인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자립적 경쟁력을 높이면서 외부의 자원과 사람을 끌어들여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행정구역 허물기’로 동반 발전 도모=노경수 광주대교수는 호남권 내 지자체들의 갈등과 대립 속에 동반 위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개별적인 계획 수립과 집행으로 인해 예산이 낭비되고 인프라 연계성 결여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세계화 지방화 시대에 이는 지역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중앙정부의 신뢰도 상실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공간적 분업과 협력을 통해 일체화된 경제통합을 시도하는 것이 호남의 지속가능한 신성장 동력원을 창출함과 동시에 내발적 지역혁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호남 미래 100년을 보는 큰 그림 그려야=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민선 6기 광주시장 직무인수위원으로 참여해 ‘상생 전략’을 짜냈다. 그는 광주·전남·전북의 주요 정책 결정자인 시장과 도지사, 시의회와 도의회가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만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임 의장은 “공동의 지혜를 마련하면 상생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주민의 만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호남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제휴 통한 공동마케팅으로 기회 선점=민선 6기 전남지사 직무인수위원으로 참여한 최지호 전남대교수는 기업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동마케팅 도입을 권장했다. 상호이익을 위해 자원을 공유·교환·통합해 조직적으로 접근, 경쟁하면서도 정책 및 사업의 공동 개발 및 공유, 공동 브랜드 개발 및 판촉 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 간 공동사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며 이는 상생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연결의 경제성에 기초해 지역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경우 지역 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이 파생될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