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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도시’ 고흥을 만들고 싶다”
주동일 커피마을 대표
2014년 05월 27일(화) 00:00
“대한민국 커피농업인 1호가 돼서 커피도시 고흥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 자라고 있는 커피나무를 잘 관리해서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고흥군 과역면 커피마을 주동일(57) 대표는 3305㎡(1000여평) 면적에서 커피농사에 도전하고 있다. 브라질과 베트남 등 원두생산으로 유명한 국가들은 적도 부근에 위치해 온화한 기후인 반면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커피농사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다. 겨울을 나기 위해선 보일러를 가동해야만 하고, 비닐하우스안에서는 대량 생산이 힘들기 때문이다. 주위의 많은 우려 속에서도 지난 2012년 고흥에 터를 잡고 커피농사를 시작한 주 대표는 17년간 딸기와 쌈채소 등 유기농농산물을 재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커피농사 성공을 자신하고 있었다.

“유기농 농산물이란 단어도 낯설던 시절 건강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을 확신하고 시작했습니다. 유기농은 일반농산물보다 생산과정이 훨씬 까다롭지만 그만큼 인간에게 유익합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게 힘들지만 언젠가는 소비자들이 알아줄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커피를 어떻게 재배해서 어디에 판매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에 대규모로 커피농사를 짓는 이들이 거의 없습니다. 커피농사가 낯선 분야지만 20여년 농사경력을 바탕으로 성공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고흥에 터전을 잡고 커피농사를 시작한 지 3년. 얼마 전 직접 키운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원두로 처음 커피를 만들어 마셨다는 그는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을 위해 지난 2년간 커피나무 비닐하우스 바로 옆에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생활하며 밤낮으로 정성을 다했다. 부인과 자녀들의 든든한 응원덕분에 낯선 분야를 도전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그에게 커피나무는 농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이다.

“농사를 지으며 건강한 땀방울을 흘리던 제게 암이라는 시련이 찾아오자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가족들의 정성으로 투병생활을 딛고 다시 일어섰지만 이미 쇠약해진 몸으로 과거와 같은 일상을 되찾기는 힘들었습니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저와 아내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남들이 하지 않는 뭔가 특별한 것을 해야겠다는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커피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농사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은데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양세열기자 h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