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아 샤바랭은 “무엇을 먹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다.

음식 속에는 출신 지역, 성장 환경, 품성 등 다양한 단서가 내포돼 있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가를 보고 그 사람의 성격과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한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역대 대통령들의 식성과 성격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해 화제다. 앨런 허시 박사는 “일반적으로 인간은 성격과 반대되는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소심한 사람은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지만 외향적인 사람은 싱겁게 먹는다”고 분석했다.

리처드 닉슨은 케첩이 들어간 수프 한 그릇으로 점심을 자주 때웠는데, 케첩을 좋아하는 사람은 성과 지향적이고 정복욕이 강한 성격이라고 한다. 체리를 좋아하는 조지 워싱턴은 적극적이며 일벌레 스타일이고, 돼지고기 튀김을 좋아한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는 사교적이고 관대한 성격으로 묘사했다. 오바마처럼 견과류를 좋아하는 사람은 친절하고 우정을 중시하며 신중한 성격이다.

우리 대통령들은 어떨까.

칼국수를 좋아한 김영삼 대통령은 빨리 먹기로 유명했다. 재임시 청와대에 초청받아 간 인사들은 YS가 워낙 빨리 먹는 바람에 다 먹지도 못하고 나오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금융실명제나 군 파벌인 ‘하나회’ 척결을 순식간에 처리한 것도 국수먹는 스타일과 닮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재료의 신선도까지 정확히 알아내는 절대 미각의 소유자이자 대식가였다. 특히 홍어회를 즐겼는데 다른 반찬없이 된장에 홍어회 한 접시로 해결할 때도 많았다. 섬세하면서도 4전5기의 강한 대권 의지가 음식 스타일을 닮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얼큰한 소고기 국밥을 유독 좋아했다. 얼큰한 국물에 각종 채소가 들어간 시원하고 칼칼한 ‘시골 장터 스타일’로 서민 대통령의 면모가 그대로 담겨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식습관을 닮아 담백한 토속음식을 즐긴다. 현미밥과 두릅나물 같은 채식 위주의 소식은 강단과 추진력있는 성품을 닮았다는 평가다.

호사가들의 평가일테지만 일면 수긍이 가는 대목도 있다.

/장필수 정치부장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