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외딴 섬 염전에서 40대 장애인들이 수년간 노예처럼 혹사당하다 극적으로 구출된 사건과 관련, 전남지역 장애인 단체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섬지역에 장애인 인권침해사례가 해마다 빈발하고 있는데도 반짝 단속 등 땜질식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 장애인인권센터등 5개 장애인 단체는 최근 회견을 열고, ‘섬 노예’ 인권침해에 대한 신안 군수 사과와 재발 방지 종합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다. 우리는 이들의 목소리에 적극 지지를 보내며, 경찰과 신안군의 실질적인 해결 의지를 촉구한다.

지난달 신안군 신의면 염전에서 발생한 ‘장애인 인권침해’ 사건은 당국의 책상머리 미봉책에 따라 빚어진 것으로, 차제에 근본적인 인권침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재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신안군의 경우 지난 2006년 한 섬에서 마을이장에게 10년 동안 노예처럼 강제노동을 당한 30대 지적 장애인 사례가 언론에 공개된 뒤 ‘공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섬 노예 사건은 해마다 빈발하고 있다. 뒤늦게 경찰과 신안군, 고용노동청 등이 나서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사실 섬 노예 문제는 탈출하기 힘든 공간의 폐쇄성과 인척관계로 연결된 섬주민들의 묵인 등으로 단속이 쉽지 않다. 때문에 변죽만 울리는 단속으로는 근절시킬 수 없는 것이다. 경찰과 신안군이 단속방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국은 무엇보다 육지와 섬간의 은밀한 커넥션을 발본색원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무허가 직업소개소부터 철저히 단속해 인력을 공급받는 업자들과의 결탁을 깨야 한다. 또한,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감찰을 통해 경찰과 공무원 등의 묵인 카르텔 의혹도 철저히 파헤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