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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도로에 친환경 거짓 인증

장성 부군수·브로커 등 11명 구속 26명 입건
2013년 10월 17일(목) 00:00
현장 실사 없이 서류만을 근거로 결정되는 농산물 친환경인증 제도의 헛점을 노린 브로커들이 전남지역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거짓 인증은 장성과 나주, 고흥 등 전남지역 지자체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국에서 친환경 인증 면적이 가장 넓은 전남도의 무리한 확대정책도 한 몫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단속반(반장 김한수)은 16일 친환경농산물 인증지원 사업과 관련한 비리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 및 업무상 배임)로 박모(59) 장성군 부군수 등 11명을 구속기소하고 26명을 입건했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묘지나 도로, 저수지에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해주는 등 기본적인 법규나 절차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인증기관은 농약 검출이 예상되는 수질 시료를 수돗물로 바꿔치기하고 농약 검사기관으로부터 농약이 검출되지 않은 것처럼 서류까지 변조했다.

박 부군수는 전남도가 친환경 농업을 역점시책으로 내세워 친환경 인증면적을 늘릴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자 하위직 공무원들을 동원해 거짓 인증을 직접 주도했다가 구속기소됐다.

장성은 지난해 하반기 전체 인증면적의 86%에 해당하는 8.09㎢를 인증해 전남도로부터 친환경 농업우수상(포상금 1억5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장성군은 인증기관에 3억원의 인증 수수료를 지급했다.

친환경 농산물 거짓 인증은 브로커들이 주도했다. 검찰수사에서 7개 인증기관과 10명의 브로커가 5700여 농가를 끌어들여 63.8㎢에 대해 인증을 남발해 30억원을 착복했다.

이들 브로커들은 농가를 찾아가 “농자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며 거짓인증이 가능한 기관을 소개해주고 인증보조금(한 농가당 15만∼30만원)의 30%를 소개비로 챙겼다. 일부 브로커는 친환경 농자재업체를 운영하면서 농가에 농자재를 무상으로 공급해주고 지자체로부터 보조금 3억∼6억원을 착복하기도 했다.

브로커들이 활개를 칠 수 있는 것은 인증기관의 난립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7년 37개에 불과하던 인증기관은 7년 사이 76개로 증가했으며, 인증 건수도 지난 2010년 1만3966건에서 지난해 1만6149건으로 매년 급증 추세다.

검찰 관계자는 “친환경 인증 비리는 장성만이 아니라 나주, 고흥 등 전남지역 각 지자체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으며, 장성은 공무원이 직접 거짓 인증을 주도한 사례”라며 “일단 수사는 일단락됐으나 추가 조사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수사를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현석·오광록기자 cha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