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을. 지역에 부는 독서 바람이 깊어가는 가을의 향기를 점점 짙게 한다.

광주시립도서관과 전남도립도서관을 비롯한 지역도서관이 9월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고전적인 스타일의 독서 운동에서 나아가, 책을 매개로 하는 문화 공연, 문화 체험에 초점을 둔다. 책 읽는 습관의 형성과 공동체문화 형성이라는 두 개의 목표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먼저, 광주시립미술관은 오는 14일(오전 11∼오후 6시) 시청 문화광장에서 ‘제2회 도서관 문화마당’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도서관이 모든 시민의 서재와 문화 공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개막행사로 진행되는 ‘다함께 책 읽기’는 시민과 어린이, 강운태 광주시장이 한권의 책을 선정해 한 페이지를 함께 읽는 행사다.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창비)의 특정 페이지를 합독함으로써 ‘책 읽는 광주’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번 축제는 크게 체험부스에서 펼쳐지는 체험활동, 참가자들이 함께 꾸미는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이루어진다. 모두 50개의 체험부스에서는 독서의 고유 본령인 책 읽기와 관련 행사 외에, 독서 골든벨, 독서 가방 만들기, 북아트 만들기, 퍼즐 맞추기, 다문화 음식문화 체험이 펼쳐진다. 특히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 부스에서는 지역 출신 작가인 주홍, 고근호, 김병하, 오치근 씨 등이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문화공연도 풍성하다. 파랑색 극단이 동화 인형극 ‘물의 요정’을 선사하고, 풍암중 ‘세라토닉’이 난타를, 문성중 사물놀이 팀의 공연, 상일여고 재즈댄스 팀이 댄스를 선보인다. 문의 062-613-7735.

광주일곡도서관, 무등도서관, 산수도서관 등에서도 다양한 독서 관련 행사를 연다.

일곡도서관은 이달 말까지, 어린이를 위한 그림자극과 빛그림 동화 상영, 독서의 달 기념 포토존 운영, 책과 함께 하는 책문화 잔치, 책과 친해지는 법 등 책 문화 잔치를 펼친다. 27일 심미아 동화작가와 함께 하는 음악회, 어린이실 테마도서전시(∼13일)는 독서 방법, 도서관의 중요성에 대한 의미를 일깨운다.

무등도서관은 매주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어린이실에서 어린이와 북스타트 회원을 찾아간다. 화요일 ‘책이랑 놀자’(10시 30∼11시 30분), 수요일 ‘책과 함께 하는 음악여행’(10시 30∼11시 30분), 목요일 ‘유아가베’(10시 30∼11시 30분), 금요일 ‘유아맛사지와 요가’(10시 30∼11시 30분)를 실시한다.

전남도립도서관도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10월까지 이색적인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대표 독서프로그램 지원 사업’과 ‘공공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지원사업’에 선정됨으로써 의미가 각별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는 인문학 탐방, 독서왕 선발대회, 독서가족·독서동아리 발표대회를 개최한다. 특히 2013 올해의 책(‘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으로 선정된 책이나 전남 출신 작가 등과 관련한 행사를 마련, 독자들과 작가의 간극을 좁히는데 초점을 맞췄다.

눈에 띄는 행사는 28일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길을 찾아서’(오전 9시∼오후 6시)이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탐험을 답사하는 행사다. 작가는 참여하지 않지만 소설 속 주인공이 걸었던 길(장성·함평·무안·신안)을 함께 걷는다.

14일 개최되는 ‘남도 가을 하늘 독서 캠프’(오후 2∼6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안 도립도서관에서 펼쳐지는 행사에는 시낭송, 독서법 강의, 모둠별 독서 토론 등이 예정돼 있다.

이밖에 이청준 문학기행(10월 26일·11월 9일)과 정약용의 유배지 기행(10월 12일)도 관심을 끄는 행사다. ‘당신들의 천국’의 소재가 되었던 고흥 소록도와 순천 박물관 관람과,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의 무대인 강진 일대를 탐방하는 기행도 마련돼 있다. 문의 061-288-5230.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