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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상 진해수 … 고독한 마운드서 슬픔을 던지다
2013년 03월 26일(화) 00:00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되는 경기다. 마운드는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곳이자 누구도 대신 역할을 해줄 수 없는 고독한 곳이기도 하다. 공 하나하나에 희비가 엇갈리는, 투수들의 외로운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다.

9승2패. KIA가 거침없는 기세로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하는 동안 고독한 마운드가 더 아득하게 느껴졌던 선수가 있었다.

지난 24일 오후 투수 진해수가 부친상을 당했다. 소식을 전해듣은 이들의 입에서는 “다행이다”는 얘기가 나왔다. 부친상을 당했는데 다행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 있다.

SK와의 시범경기가 비로 취소됐던 13일 진해수는 급히 고향 부산으로 달려갔다. 광안대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아들은 넓은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마음을 다독이고 팀에 복귀한 진해수는 17일 두산과의 경기에 등판했다. 실종된 아버지를 찾는 작업이 계속되는 동안 NC, LG,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마운드에 올랐다. KIA의 약점으로 꼽히는 불펜 특히 좌완 자원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진해수는 그렇게 묵묵히 프로답게 공을 던졌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투수를 맞는 동료들의 손길이 더욱 애틋했던 이유다.

“오늘이 마지막날이었다”고 말하던 어린 상주는 생각보다 씩씩했다. 민간 업체에까지 의뢰해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10여일의 시간, 바다에서의 작업이 한계가 있는 만큼 시범경기 최종전이 열린 이날이 수색 마지막날이었다.

전날 꿈에서 아버지를 안아 올렸다는 아들은 삼성과의 경기 시작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았다는 슬프지만 반가운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부산으로 향했다.

영영 아버지를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기에, 다시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신 아버지를 보내는 상주의 표정은 겨울 같으면서도 봄이었다.

야구 인생에서 가장 고독한 마운드에 올랐을 젊은 선수의 심정은 그저 짐작만 해볼 뿐이다. 치열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의 ‘숙명’이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