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그림책이 아이만 보는 책이라구요??
어른들에게도 인기 … 유년시절, 부모가 되어, 노년까지 그림책은 치유의 힘
2013년 02월 25일(월) 00:00
출판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활력과 희망을 주는 분야가 있다. 그림책의 약진이 그것이다. 다양한 소재와 기법, 주제를 갖춘 그림책의 출판이 불황에 허덕이는 출판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수탕 선녀님’(백희나 글·그림, 책읽는 곰), ‘매호의 옷감’(김해원 글, 김진이 그림, 창비), ‘한양 1770년’(정승모 글, 강영지 그림, 보림), ‘비오는 날에’(최성욱 글, 김효은 그림, 파란자전거), ‘칭찬 먹으러 가요’(고대영 글, 김영진 그림, 길벗어린이), ‘빨간목도리’(김영미 글, 윤지회 그림, 시공주니어), ‘동물들의 첫 올림픽’(문종훈 글·그림, 웅진주니어) 등….

언급된 그림책은 작년에 출판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소재도 사물과 일상생활에서부터 동물들의 이야기, 역사속의 감춰진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외에도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꽃 할머니’(권윤덕 글·그림, 사계절), 용산참사를 배경으로 다룬 ‘파란집’(이승현 글·그림, 보리)은 단순히 어린이용 도서라고 생각하기에는 내용의 폭과 깊이가 만만치 않다. 글과 그림이 맞물려 전달하는 의미의 풍성함뿐 아니라 이를 풀어내는 기법도 문학성이 가미되어 있다.

이는 그림책은 어린이들이 보는 책이라는 선입견을 무너뜨린다. 어릴 때 봤던 기억이나 아이들에게 사줬던 기억 때문에 그림책이 아이들만 읽는 도서라는 인식에 묶여 있을 뿐이다.

어린이책 시민연대활동가 변춘희씨는 “어릴 때 그림책을 봤던 아이는 나중에 어른이 된 후에도 그림책을 찾는다”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어른 자신도 함께 읽어야 할 책이라는 인식에 도달한다”고 말한다.

이어 “요즘엔 지역도서관에도 그림책이 연령대별로 많이 비치돼 있어 손쉽게 접할 수 있고 무엇보다 어린이책이라는 선입관만 버린다면 또다른 차원의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며 그림책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다.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는 이야기로 할 수 없는 것이 잠재한다. 그림이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림으로 재현된 이미지는 많은 이야기를 내포한다. 그림책의 출발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림과 이야기의 결합은 상상력이라는 날개를 달고 무한대로 확장된다.

사계절 출판사 김진씨는 “예전에는 전집 위주로 나왔지만 지금은 하나의 주제를 형상화한 단행본으로 출간되기 때문에 골라 읽는 재미 외에도 개개의 책이 던지는 생각거리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고 말했다.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동화작가 한은경씨도 “그림책은 팩트 이상의 것을 주기 때문에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더욱이 초등학교 이상은 학습 부담이 있지만 유아 쪽은 그런 점에서 자유로운 측면이 있어 그림책을 찾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그림책에 대한 선호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의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는 그림책은 인생의 단계에서 세 번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린 시절 부모가 읽어줄 때, 부모가 되어 자녀에게 읽어줄 때, 인생의 질곡을 거친 노년기에 이르렀을 때가 바로 그것이다. 거기에는 치유의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꺼내 읽자.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새로운 인생이 열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