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 사장 189명 가운데 호남 출신 사장은 전체의 4%인 6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나 언론계, 문화예술계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대기업 분야의 진출이 적다는 세간의 지적이 그대로 증명됐다.

13일 재벌과 CEO(최고경영자), 기업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www.ceoscore.co.kr)가 국내 10대 그룹 93개 상장사 사장(직급기준) 189명의 출신 고교를 분석한 결과, 호남에서는 광주고 2명, 광주일고 2명, 군산고 1명, 순천 매산고 1명 등 6명을 배출했다.

호남 출신 고교 졸업생 중 사장은 삼성그룹에 홍원표(광주고)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장 1명, 현대자동차그룹에 양웅철(광주고) 현대차 부회장, 김충호(매산고) 현대차 사장, 배인규(군산고) 현대위아 사장 등 3명, LG그룹에 안승권(광주제일고) 최고기술경영자, 정일재(광주제일고) LG생명과학 대표이사 등 2명이었다. 다른 그룹에는 전혀 없었다.

반면 전체의 79.9%에 이르는 151명이 서울이나 영남의 고교 졸업자로 집계돼 ‘국내에서 10대 그룹 사장이 되려면 서울이나 영남의 명문고등학교를 나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기고와 서울고, 경복고, 중앙고, 용산고 등이 포진한 서울지역 고교 출신은 50.3%인 95명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고, 경남고, 경북고, 경북사대부고, 동래고 등 영남 고교 졸업생은 56명으로 그 뒤를 따랐다.

경기고, 서울고, 경복고, 중앙고는 각각 17명, 12명, 11명, 11명의 10대 그룹 사장을 배출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 부산고(9명), 용산고(8명), 경남고(6명), 서울사대부고(4명), 경북고(5명), 경북사대부고(5명), 서울사대부고(4명), 동래고(4명), 신일고(4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구고·계성고·대전고·마산고·대광고·보성고가 각 3명으로 공동 13위에 올랐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에는 서울고 출신이 많았고, 현대차와 SK, LG그룹은 경기고 출신 사장이 주류를 이뤘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재권 삼성전자 사장, 우남성 삼성전자 사장, 김석 삼성증권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서울고 출신이었고, 경기고 출신으로는 삼성물산 김신 사장이 유일했다.

LG그룹은 이희국 LG 기술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경기고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최한영 현대차 부회장,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등 경기고 출신이 각 4명이었다.

/임동률기자 exia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