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입점을 놓고 업계와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광주시 북구가 운암동과 신용동의 대형마트 건축허가를 사실상 승인해 지역 중소상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2일 광주시 북구는 이날 롯데슈퍼 운암점 자리에 대형마트를 짓는 건축계획 2차 심의 결과,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의 취지에 맞게 기존 매장면적의 10분의 1이 넘지 않는 수준으로 다시 설계할 것을 주문하며 조건부로 심의를 의결했다.

건축주인 남양건축은 지하 3층, 지상 6층 전체면적 2만9300㎡의 대형마트를 짓는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기존 매장면적 6960㎡에서 28%를 더 늘리는 설계안을 제출했다.

남양건축 측은 1차 심의 지적에 따라 이날 심의에서 매장면적 증가율을 23%로 줄인 설계안을 제출했으나 건축계획 심의위원회 측은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의 기준에 준하도록 매장 면적 증가율을 10%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심의위는 이날 심의에서 마트의 보조출입구에 조경면적을 더 확보해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제출한 허가 신청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역 주민들과 영세상인들의 우려를 감안한 결정”이라며 “이 같은 조건을 수용할 경우 건축 허가를 승인키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의에서는 신용동의 창고형 대형 할인점에 대해서도 사실상 입점을 허가했다.

입점 허가 전제조건으로 친환경적인 면을 강화하기 위해 태양광을 이용한 보완등 외에 지열을 활용하도록 했다.

할인점이 들어서면서 우려되고 있는 교통 혼잡 등을 감안해 ‘교통시뮬레이션’ 분석 자료도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북구 지역 중소상인들은 이번 조건부 허가에 대해 북구가 결국 기업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굴복했다는 반응이다.

고영봉 운암동 대형마트 입점 저지 대책위 상황실장은 “지상 4·5·6층은 업무시설로 판매시설인 지상 1·2·3층만 매장면적에 들어간다”며 “최종 면적은 그대로 유지한 채 판매시설 비율을 줄였다가 나중에 업무시설도 매장으로 활용하는 꼼수를 부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재 중소상인 살리기 광주네트워크 대표 역시 “상인들의 고통을 더 고려하지 못한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유감을 느낀다”며 “이번 주 중 긴급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투쟁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대성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