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구한 ‘오월정신’ 헌법수록으로 답해야
2025년 12월 03일(수) 00:20
한강 작가는 지난해 12월 7일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20대 시절 일기장 맨 앞에 항상 적어 놓았다고 말했다. 5·18을 무대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 집필 과정에서 늘 가슴에 새긴 질문이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12월 14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탄핵안 제안 연설에서 인용했다. 박 원내대표는 “1980년 5월 광주는 2024년 12월의 우리를 이끌었다. 과거가 현재를 도왔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했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에 큰 빚을 졌다”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12·3 비상계엄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것은 오월정신이다. 45년 전 신군부의 학살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의 오월정신을 지켜본 대한민국 국민들이 12·3 내란의 밤 여의도 국회로 달려가 군인들과 경찰을 막아냈다. 광주시민들의 ‘항쟁 DNA’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이다.

12·3 내란세력을 청산하는 것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오월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오월정신은 박근혜 탄핵을 이뤄낸 ‘촛불혁명’을 거쳐 윤석열 탄핵을 이끈 ‘빛의혁명’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오월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은 민주주의 가치를 국민 모두의 가슴에 아로 새기는 일로 진정한 내란 청산의 길이자 가장 확실한 재발 방지책이다.

오월정신의 헌법 수록은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여야 정치권 모두 이견이 없는 사안이다. 따라서 헌법 수록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나서야 한다. 가능하면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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