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80㎜ 비 견디는 인프라 100㎜ 쏟아지면 ‘속水무책’
광주 도심 빗물 하수량 10년 빈도 폭우 대비…100년 빈도 호우 쏟아져
극한호우 대비 하수관로 교체 예산 수천억원 필요…중앙정부 지원 절실
2025년 07월 20일(일) 20:30
극한 폭우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18일 광주시 북구 공구의거리에서 상인이 침수로 젖은 공구와 자재를 꺼내 말리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 도심의 빗물 하수량은 10년 빈도 강수량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 등의 이유로 100년에 한 번 발생할 집중호우가 매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수처리 용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광주도심 노후 하수관로에 교체에 들어가는 예산이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의 하수관로는 총 456만9560m(합류식 172만457m·분류식 284만9103m)에 달한다.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광주시는 강수 방재성능 목표를 강우 지속시간에 따라 1시간 88㎜, 2시간 124㎜, 3시간 150㎜로 잡았다. 강수 방재성능은 비로 인한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안전하게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설계·운영 기준이다.

이에 광주시는 2020년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10년에 발생할 집중호우를 대비하기 위해 간선관로는 직경 800㎜ 이상, 지선관로는 직경 800㎜ 이하를 적용했다.

800㎜ 이상 관경의 하수관로는 시간당 83.9㎜의 강우를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광주도심 골목에는 시간당 74.2㎜의 강우량을 버틸수 잇는 하수관로를 설치하고, 지선이 모이는 간선하수관로는 시간당 80㎜ 이상을 견딜 수 있는 하수관로를 설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광주시 하수관로중 간선관로의 40%가량은 800㎜ 이상 관로를 설치했고, 지선 관로는 60% 이상은 시간당 70㎜를 견딜수 있는 하수관로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100년에 한 번 발생하는 시간당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데 있다.

당장 17일 광주에는 시간당 80㎜의 비가 쏟아졌고. 사흘간 광주에는 527.2㎜의 비가 집중됐다.

광주지역 평년강수량(1991~2020년 평균 강수량·1380.6㎜)에 견줘보면 1년 동안 내릴 비의 38.1%가 사흘만에 쏟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간당 100㎜의 비는 강한 태풍 때문에 발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었지만, 최근에는 극한 강수가 흔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등 타 지자체는 방재 목표를 ‘시간당 100㎜’로 새로 설정하고 치수 체계를 보강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는 아직도 시간당 80㎜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노후하수관로 정비에도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광주시 노후하수관로는 143㎞에 달한다.

광주시는 2029년까지 총 2597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를 정비하려는 목표는 가지고 있지만,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현재 36㎞구간만 정비가 완료됐고 18㎞구간 공사를 진행중이다.

52㎞는 설계를 진행하고, 37㎞는 설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시가 추진 중인 상습침수지역 극락천, 서방천, 운암동 공구의 거리, 계림동 일원에 대해 침수 예방사업도 환경부 협의 절차 이행과 예산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북구 중흥동, 신안동, 문흥동 등의 상습침수를 해결하기 위해 서방천 배수구역에 하수관로 6.7㎞를 개량하고 펌프장 1곳을 설치하는 서방천 정비사업은 영산강유역환경청 정비대책 검토 장기화에 따라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남구 서석고 인근과 백운광장 침수 해결을 위한 극락천 배수구역(하수관로 1.5㎞ 개량, 펌프장 1곳 설치) 정비사업은 지난해 환경부 국고보조사업으로 신청했지만, 환경부의 광주천 방류 불가에 따른 정비대책 변경조치에 막혀있다.

북구 운암동 공구의거리 하수도 정비 사업은 실시설계 용역 추진 중이고, 동구 계림동 일대 하수관로 개선과 저류지 설치 사업이 담딘 경양지천 하구도 정비 사업은 환경부의 하수도 정비대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업들은 계획대로 예산되더라도 2027년 연말부터 2028년 연말 각각 준공이 완료될 것으로 보여 정부의 지원이 끊이 없는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광주시의 설명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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