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물살의 일렁임, 그 파동의 신비
아트그룹 타래 ‘물의 파동’전 5월 12일까지 영산강문화관 2층
김예영, 박나현 등 12명참가...물을 매개로 미학적 세계 탐색
2024년 04월 10일(수) 14:50
조하나 작 ‘일렁이다’
무심히 바라보는 물은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유심히 물을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일렁임을 느낄 수 있다. 물결이 다른 물결을 만나 변하기도 하고 한데 어우러지기도 한다. 흔히 물의 파동을 ‘수파’(水波)라고 한다. 수파의 본질은 일정치 않다는 것, 고정돼 있지 않다는 데 있을 것이다.

파동, 즉 수파를 모티브로 하는 전시가 열린다.

아트그룹 타래가 영산강문화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5월 12일까지 진행하는 ‘水波-물의 파동’이 그것.

타래는 실타래가 얽혀 있는 모습을 비유한 것으로 조선대 서양학과 동아리 모임 명칭이다. 이리저리 얽힌 실타래처럼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이들의 작품이 모여 하나의 하모니를 이룬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전시에는 김예영, 박나현, 박예루, 박민서, 정희망, 안주현, 임정현, 조하나, 남민지, 이솔지, 장은서, 전재희 등 12명 신진작가들 작품이 출품됐다.

박나현 타래 회장은 “이번 전시는 고정되지 않고 흘러가는 물처럼, 우리 작가들도 사회라는 큰 흐름 속에서 자유롭게 변하며 저마다 재능을 풀어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며 “물이 지닌 정체성, 본질을 탐색한 작품들을 통해 누구에게나 있는 ‘파동의 세계’를 사유했으면 한다”고 했다.

조하나의 ‘일렁이다’는 깊고 신비로운 바다의 모습을 초점화했다. 잔잔하지만 파동을 억누르고 있는 수면은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돈다. 고요한 듯 고요하지 않은, 정지된 듯 정지되지 않은 물결이 예사롭지 않다.

이솔지, 수(수)의 시점
이솔지의 ‘수(水)의 시점’은 시적이면서도 경쾌하다. 수초와 물이 만나 어우러진 풍경은 태고의 신비를 환기한다. 물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는 생명을 품에 안은 모성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물살에 흔들리는 수초의 자연스러운 미동은 생명에의 역동성을 환유한다.

이현정 과장은 “얽매인 실타래와 자유분방한 물살이 만나 연출하는 풍경은 자못 이색적인 시너지를 낳고 있다”며 “청년작가들의 이야기가 전하는 ‘일렁임’에 귀 기울여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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