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물을 타고 스스로 꽃을 피워내다
김경민 작가 ‘어반...색으로 물들이다’전 일곡갤러리 4월 5일까지
화려한 색의 수채화 작품, 일상 그린 작품, 드로잉북 등 선봬
2024년 03월 30일(토) 11:50
‘하완마을의 장미’
디자인을 전공했던 김경민 작가는 오랫동안 붓을 잡지 못했다. 결혼 전 미술학원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가정을 꾸리면서 학원 운영을 접었다. 그동안 아내와 엄마로서 일상생활을 해왔지만 내면 한 켠에는 그림에 대한 간절함이 드리워져 있었다.

작가는 10여년 전 수채화를 그리며 그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현장성이 특징인 어반스케치에 빠져들었고, 이후 그림을 그리며 어반스케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경민 작가의 ‘어반...색으로 물들이다’전이 오는 4월 5일까지 일곡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어반스케치 릴레이 개인전 마지막으로 기획된 전시에서는 화려한 색의 수채화 작품과 일상을 그려낸 어반스케치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10여 권의 드로잉북 등도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좋은 그림 인연 맺게 해 주길 기도한다. 작은 마을, 좁은 골목 친구되어 눈길 머문 거기 인연 닿아 꽃을 피운다”며 “어떤 꽃이 피어나도 세상은 내 가슴속에 가득 차 있다. 그려진 꽃은 내게 숨결이 되어 꿈을 키운다”고 전한다. 다.

작가의 눈에 닿는 마을과 좁은 골목 등은 정겨운 소재가 된다. 눈길이 머무는 곳은 작품 안에서 의미있는 꽃으로 피어나고 향기를 발한다. 마치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와 같은 의미를 느낄 수 있다.

‘하완마을의 장미’는 화려하다고만 생각했던 장미가 수수하면서도 소담한 분위기를 피워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껑충하니 솟은 전봇대와 그 위를 가로지르는 전깃줄, 그 너머 햐얀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시원하면서도 신비롭다.

색이 물을 타고 스스로 꽃을 피워내는 일은 작가가 그토록 그리고 싶던 세계에 다가가는 과정일 터다. 세상이 맑고 화사한 색으로 잔잔히 물들여길 기원하는 마음 또한 투영돼 있다.

전시를 기획한 윤민화 광주예술공감연구소 대표는 “이번 릴레이 개인전을 통해 작가들이 그동안 내면에 담고 있었던 그림에 대한 열망을 볼 수 있었다”며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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