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서울대와 협력해 미래 첨단산업으로 ‘제2의 반도체’로도 불리는 고(高)자기장 연구시설인 가칭 ‘국가 고자기장 연구소’ 유치에 나선다. 광주시는 인공지능과 함께 광주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양 날개로 삼겠다는 의지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서울대 기초전력연구원과 함께 국가 고자기장 연구소를 광주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고자기장 연구는 물리학은 물론 생물학, 화학, 지구과학, 에너지, 생명과학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방사광 가속기, 중성자 산란 실험 장치와 함께 현대 응집 물질 물리 분야 3대 핵심 연구로 꼽힌다.

이미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과학 선진국에선 국가 주도로 고자기장 연구소를 구축해 기초 과학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2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국가 대형 연구 시설 구축 지도에 단기 중점 대형 연구시설로 선정됐지만, 아직 연구원이나 대학 등에 분산돼 관련 기술이 집적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서울대 기초전력연구원은 국내 고자기장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에 있으며 한승용 교수 연구팀은 2019년 미국 고자기장 연구소와 함께 직류 자기장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로 현재 고자기장 기술을 접목해 사용 중인 자기공명영상(MRI)은 3테슬라(자기장 단위) 수준, 최근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7테슬라 MRI가 승인받았지만 한 교수팀은 45.5테슬라의 자기장을 안전하게 발생시키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광주시는 전했다.

광주시는 2016년 고자기장 연구개발(R&D) 지원과 기반 구축 활성화 연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6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자기 응용과학 연구센터 건립 업무협약, 지난해 7월 자기 응용과학 기술 포럼 개최 등 유치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고자기장 응용 기술은 암 진단용 MRI와 신약 개발용 분석 장비 등 의료 분야, 에너지 저장장치 등 에너지 분야, 전기 추진체 등 수송 분야, 고효율 산업용 기기 등 전반에 파급 효과가 있다”며 “관련 연구를 선점하면 광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이달 중 서울대 기초전력연구원과 함께 산·학·연이 참여하는 기획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고자기장연구소를 유치하면 AI와 함께 광주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양 날개가 될 수 있다”며 “호남 발전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지는 기초과학 대형 연구 인프라 부족 문제도 일시에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