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교사인 소설가가 풀어낸 ‘대한민국 교사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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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교사인 소설가가 풀어낸 ‘대한민국 교사의 비망록’
장정희 작가 에세이집 ‘존경 따위 넣어둬’ 펴내
2025년 11월 12일(수) 14:40
장정희 소설가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데다 그에 못지않게 부제까지 만만치 않다. 최근 출간된 장정희 작가의 에세이집 ‘존경 따위 넣어둬’(꿈의지도)는 오늘의 학교 현실을 핍진하게 묘사한다.

장 작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친구조차 무한 경쟁의 대상이 되고, 오직 내 자식만 챙기려 드는 학부모들, 책임 회피에만 골몰하며 현실을 외면하는 교육 당국, 그 모든 것들이 맞물려 학교를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그 지옥 속에서 견뎌야 하는 교사들의 삶도 처절하기는 마찬가지다”라며 “전체적으로 스승, 가르침, 존경 같은 고상한 말들은 더 이상 선생님에게 어울리지도 않은 분위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책은 그러한 상황에서 365일 사표를 품고 다니던 40년 차 국어교사인 저자가 쓴 생존기다. 다르게 표현하면 ‘대한민국 교사의 비망록’이다. 이전에도 장 작가는 소설집 ‘홈, 스위트 홈’, ‘옥봉’을 비롯해 여행 에세이 ‘슬로시티를 가다’를 펴내는 등 가르치고 쓰는 일을 병행해왔다.

그는 “극한 감정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책임과 역할 때문에 교권이 추락하고 있는 교단에서 사명감 하나로 버티고 있을 선생님들께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이번 작품 창작 배경을 설명했다.

책에는 교사의 눈을 통해 바라본 무너진 교육 현실과 그 속에서 괴로워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담겼다. 고단한 분투기는 직업인과 선생님 사이에서 번민하는 교사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통의 시간을 견디며 한발 한발 걸어가다 보면 따뜻한 햇살 한 줌 같은 내일이 찾아올 것”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드리워져 있다.

이번 에세이집은 작가가 글을 쓰며 살아온 35년 동안 처음 발간한 수필집이다. “소심하고 편협하고 어리석은 나를 있는 그대로 내보인다는 게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말에서 소설 창작과는 다른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책은 모두 ‘6교시’로 구성돼 있다. 1교시 ‘한평생 교사’, 2교시 ‘다정한 마음으로’, 3교시 ‘다독다독 한 걸음’, 4교시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이 그것이다. 학교 시간표에 빗댄 교사로서의 삶, 교사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바라본 학교 현장과 아이들의 모습, 교사와 작가라는 양가적 관점 등이 담겨 있다.

현재 작가는 교사생활을 그만둔 지 2년이 됐다. 틈틈이 작가 초빙 강의, 인문학 강의를 하며 지역방송에서 책소개도 코너에도 출연하고 있다. 또한 독서모임 외에 소설 창작도 병행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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