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첫 국회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면서 광주·전남 국회의원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지역 국회의원들은 각 상임위에서 날선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는 분석과 일부 상임위 쏠림 현상이 뚜렷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는 정권교체 탓에 더불어민주당의 위상이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바뀌면서 지역 국회의원들도 덩달아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이번 국정감사가 ‘전 정권에 대한 심판’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지역 국회의원들의 운신의 폭도 더욱 좁다는 분석이다.

16일 현재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송갑석(서구갑), 조오섭(북구갑), 이용빈(광산갑), 신정훈(나주화순), 김승남(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을 포함해 무소속 양향자 의원 등이 손꼽히고 있다.

송갑석 의원은 국감기간에 해묵은 이 지역 현안 사업인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관련 현장방문 행사를 열었다. 이 현장방문에서는 공군 미사일방어사령관이 직접 보고를 하고,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공군 미사일방어사령관, 육군 제31보병사단장, 광주시 군공항교통국장,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포대 이전 대책이 공개되고 실무 당사자들의 실질적 토의를 통해 보안점 등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강릉의 현무 낙탄 사고와 관련 “한미 연합 대응사격 과정에서 우리 군의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도중 추적신호가 끊긴 데 대해서도 사고원인 파악 등의 후속조처가 미흡하다”고 질타했다.

조오섭 의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시 학동 4구역 건물 붕괴로 시민 9명이 숨진 사고를 일으키고도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는 ‘학동 참사’ 관련 재해율 감액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공능력평가에서 사망 사고에 주는 감액은 ‘근로자’에만 적용되고 있어 ‘시민’만 사망한 학동 건물 붕괴 사고는 감액 요인이 되지 않은 점을 질타하며 후속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조 의원은 또 광주 송정역의 평균임대 수수료가 서울 용산역의 1.5배가 비싼 점을 지적했고, LH의 지스트 땅 장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송 의원과 조 의원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과 국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일방적인 주거지원대책 규탄 및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책임 있는 관리 감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산업개발 무책임, 서울시 방관”을 꼬집기도 했다.

이에 국정감사 기간 동안 이들 의원의 지적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입주 예정자 등의 요구 사안을 전폭적으로 담은 추가 협상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해수위에서는 전남지역 의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신정훈·김승남 의원은 농도 전남의 쌀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양곡법 개정에 앞장섰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 가격이 5% 이상 떨어지면 정부가 생산량 일부를 의무적으로 사들이는 게 골자이다.

이 밖에 이용빈(광산갑) 의원은 해외 자본이 수도권에 몰려 외국인 투자는 호남에 고작 1% 뿐이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집행되는 균형발전특별회계도 수두권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지역의 열악한 산업 기반을 개선하는 다양한 지적과 대안을 제시했다.

무소속 양향자(서구을) 의원도 광주지역 자동차 업계가 영세해 미래차(전기차·수소차) 전환에 난관이 산재해 있다고 지적하는 등 지역 미래산업 전반에 대한 지적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