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가 ‘의과대학 유치 토론회’를 순천과 목포에서 각각 개최한다. 일각에서는 동·서부권으로 갈린 유치 목소리를 단일화하는 데 앞장서기는 커녕, 지역 간 경쟁·갈등 구도를 오히려 강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의회는 저마다 의대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내놓고 의대 신설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순천과 목포에서 27일과 다음달 6일 각각 ‘전남 의대 유치를 위한 토론회’를 연다.

27일 열리는 순천 토론회는 순천 출신 신민호(더민주·순천 6) 전남도의원을 좌장으로, 다음달 6일 목포대 토론회에는 목포 출신 최선국(더민주·목포 1) 전남도의원이 좌장을 맡아 행사를 진행한다.

발제자도 순천 토론회의 경우 박기영 순천대 교수가 나서 ‘전남 의료 취약성 분석 및 의대 설치 방안 연구’를 주제로 발표하고 목포 토론회에서는 송하철 목포대 교수가 ‘전남 의료 사각지대에 대한 국가의 역할(가제)’을 주제로 발표하는가 하면, 순천의료원장·목포의료원장 등이 각각 토론자로 나선다.

이 때문인지 ‘지역 이동 편의성을 고려해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나눠 진행했다’는 도의회 입장에도 불구, 외견상으로 ‘전남권 의대’를 어디에 설치할 것이냐를 놓고 목포와 순천이 치열하게 맞붙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도의회가 ‘전남 의대 유치’의 절박함을 인식하고 지역 간 갈등을 빚는 것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7월 목포·순천 출신 도의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의대 유치 대책위원회’까지 꾸려놓았던 점을 감안하면, 해당 지역 출신 의원들과 출신 대학 교수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토론회가 본래 취지와 달리, 자칫 지역 간 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비쳐질만하다.

전남도가 최근 동·서부권으로 나뉘어 진행중인 유치 목소리를 한 곳으로 단일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목포대·순천대와 각 지역 시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국립 의대 유치 태스크포스’ 를 개편하고 의대유치 공동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기 시작한 행보와도 사뭇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전남도의회 관계자는 “해당 지역 전문가들을 초청해 열리는 토론회다보니 목포·순천으로 나뉘게 됐지만 특정 지역이 아닌 의료 취약지대인 전남지역 의료 실태를 지적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로, 전남에 의대 설립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행사”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