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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자치구 간 경계 조정을 위한 담대한 용기-류동훈 (사)시민행복발전소 소장
2022년 08월 04일(목) 22:00
광주광역시 자치구 간 인구 불균형으로 인한 행정 서비스의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추진되었던 자치구간 경계 조정 노력이 지난 7월 23일 광주시장과 구청장, 국회의원, 교육감이 모여 개최한 회의에서 원점 재검토하기로 하여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이 논의는 2014년부터 시작돼 2017년 1월 구청장협의회에서 구체화됐고, 연구 용역을 거쳐 2018년 11월에 세 가지 방안을 담은 최종 보고서가 나왔는데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2020년 말 기준 광주광역시 자치구 인구를 보면 동구 10만 2000명(7.09%), 서구 29만 6000명(20.45%), 남구 21만 4000명(14.79%), 북구 43만 명(29.68%), 광산구 40만 5000명(27.96%)로 북구와 광산구에 인구가 몰려 있고, 동구는 도심 공동화의 영향으로 북구와 광산구의 4분의 1 정도 밖에 안된다. 그런데 공무원 수는 동구 732명(14.36%), 서구 1017명(19.95%), 남구 870명(17.06%), 북구 1282명(25.15%), 광산구1196명(23.46%) 등이다. 공무원 1인당 감당하는 주민 수를 따져 보면 동구가 140명, 서구 291명, 남구 246명, 북구 335명, 광산구는 339명이 된다.

특히 인구 수대로 배정되는 예산의 경우 다섯 개 구는 서로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으며, 자치구를 운영하는데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인건비와 경상비가 있기 때문에 공무원 1인이 감당해야 할 평균 인구수를 보면 북구와 광산구가 훨씬 많아서 부담이 갈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동구는 사업비로 쓸 돈이 적고, 북구와 광산구는 일할 사람은 적고 사업비로 쓸 돈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은 광주 지역 5개 구의 발전과 행정 서비스의 균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며, 엊그제 회의에서도 자치구간 균형 발전과 기형적인 선거구 조정을 위해서 경계 조정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는 데 모두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필연적으로 어느 구는 줄고, 어느 구는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해당 지역주민들은 갑자기 자기가 살고 있는 구를 바꾸라고 하면 싫어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것도 몇 달 지나고 보면 행정 서비스를 받는 것이 A구에서 B구로 바뀐 것일 뿐이지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국회의원, 구청장, 시구의원 등 정치인들의 이해관계다. 자치구간 경계 조정에서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정치인은 광주시장 밖에 없다. 모든 정치인의 합의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그러면 시장은 담대한 용기를 가지고 결단해야 한다. 강기정 시장이 리더십을 가지고 연구 용역팀과 다시 협의하여 시민 편익을 증진할 수 있는 최적의 안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하철 2호선을 둘러싼 논란의 결론을 도촐했던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꾸려서 용역안을 가지고 심도 있는 토론과 표결로 최종안을 만들어서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지역 정치인들 역시 자신의 지역구의 소속은 달라지지만, 주민들이 어디로 가 버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가 바뀌는 것을 서운해 하는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시민들도 당장 구가 바뀌는 불편함이 있지만, 광주는 모두 한 생활권이기 때문에 큰 틀의 발전을 위해 시장이 제시하는 자치구 변경안을 받아들이는 담대한 용기가 역시 필요하다.

경계 조정 논의는 2024년 총선이 다가오는 것을 고려하면 금년 말 안에는 마무리되어야 한다. 강기정 시장은 시정의 중요 목표로 속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 자치구간 경계 조정을 금년 안에 마무리하는 속도전은 강기정 시장의 속도 행정을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합리적인 민주도시 시민으로서의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시험지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