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 룰 갈등이 친명(친이재명)계의 완승으로 끝나면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프레임이 굳혀지는 분위기다. 이제 민주당 내외의 시선은 사실상 이재명 상임고문의 등판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명계 의원들이 최고위원에도 대거 진입, 사실상 민주당을 접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명계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최고위원 권한 강화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주요 의사 결정을 할 때 당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협의’가 아닌 ‘합의’를 하도록 강제하는 규정 등이 명문화할 경우 당권이 유명무실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당 대표의 차기 총선 공천권 행사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7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고문이 출마하게 되면 전대 룰에 관계없이 대세론이 형성되는 상황이었다”며 “핵심은 최고위 권한 문제로 당 대표의 권한이 제한된다면 당권을 잡아봐야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하 전준위)은 ‘대표 권한 약화안’에 대해 선을 긋기는 했으나 실제 논의 방향이 어떻게 흐를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준위 토론을 거쳐 최종안이 나오겠지만 찬반이 갈리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대 룰이 친명계의 요구가 반영된 만큼 최고위의 권한 강화 결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준위는 8일 마지막 회의 때 이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어대명’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최고위 진출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진출시켜 차기 총선에서 당권의 전횡을 견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벌써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86그룹의 연대 가능성도 나온다.

특히, ‘어대명’ 프레임에 대한 호남 민심의 반응도 주목된다. 호남 민심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면 이재명 고문이 당권을 장악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호남 민심의 심정적 반발은 언제든 정치적 시한폭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호남 최고위원 주자와 이재명 고문 측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 혁신을 토대로 친명계와 호남이 서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남 최고위원 주자가 광주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이 유력시된다는 점에서 친명계와 86 그룹과의 연대론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권력은 나눌 수 없다는 점에서 친명계와 호남의 연대론이 현실화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이 고문의 출마 시점은 후보 등록일(17∼18일)이 임박해서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7월 초 등판이 예상됐으나 출마 선언부터 당권 경쟁자들의 융단폭격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노출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