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를 비롯 여름 휴가철 인구 이동량 증가, 실내 밀폐공간 에어컨 사용 등에 따른 ‘여름 재유행’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하루 확진자가 한달 넘게 1만명대를 오가는 등 정체상태를 보임에 따라 여름 시즌이 재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방역당국과 ‘아워월드인데이터’ 등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하루 800명대로 떨어졌던 포루투칼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지난 23일 기준 1400명대로 올라섰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달 초를 기점으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외신은 BA.4, BA.5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확산과 함께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로 유럽 국가에서 재유행이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시즌을 앞둔 우리나라도 재유행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최근 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만 봐도 9697명(6월4∼10일)→7717명(6월11∼17일)→7062명(6월18∼24일) 등으로 감소 폭이 작아졌다. 특히 지난 24일 신규 확진자는 7227명으로 1주 전(17일 7195명)보다 오히려 32명 늘었다.

방역당국도 “최근 감소세가 둔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당분간 소폭의 증감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도 최근 유럽과 마찬가지로 BA.2.12.1, BA.4, BA.5 등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가 유입된데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재유행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지난 22일 중대본 회의에서 “방역당국은 올해 여름을 코로나 재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도 여름철 대규모 코로나19 유행을 겪었는데, 델타 변이 확산으로 촉발된 이른바 코로나19 4차 유행이었다.

물론 올 여름은 높은 수준의 면역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지난해와는 상황은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백신 접종 이후 상당 시간이 흘렀고, 백신 회피력이 있는 변이 바이러스 등이 확산하고 있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다. 또 지난 여름에는 있었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대부분 사라진 점도 악재다.

지난해에는 영업시간·사적모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규제가 작용했지만, 올해는 지난 4월 18일부터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돼 강제적인 방역 조치도 없다.

세부계통 변이 확산도 경계 대상 1순위다. 국내 세부계통 변이 검출 건수는 지난 21일 발표 기준으로 누적 295건(BA.2.12.1 196건·BA.4 26건·BA.5 73건)이다.

한편 이날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0시 기준 광주 123명, 전남 193명 등 316명이 신규 확진됐다. 광주·전남 모두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군별로는 목포 33명, 순천 29명, 여수 24명, 광양 23명, 무안 17명, 고흥 10명 등이었으며, 완도는 신규 확진자가 없었다.

전국적으로는 전날보다 544명 감소한 6246명이 발생했다. 1주일 전인 지난 19일(6066명)보다는 180명 많은 수치다. 일요일 발표 확진자 수가 전주보다 증가한 것은 7주 만이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