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했다. 2일 새벽 1시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광주·전남·전북과 제주 등 4곳에서 확실히 승리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적어도 10개 이상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다. 경기·대전·세종은 경합 양상이다. 호남은 우려대로 사실상 ‘정치적 섬’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인천 계양 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당선이 확실하지만 격차가 크지 않아 ‘상처뿐인 승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는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여유있게 승리하며 정치적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직후 치러진다는 점에서 지난 대선에서 정권을 창출한 국민의힘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민주당이 대선 패배에도 성찰과 혁신 등의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창출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국민의힘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도 완승, 정국 주도권을 잡게 됐다. 윤석열 정부도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도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하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했다. 대선 패배 이후에도 혁신을 주도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민심의 지지를 결집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대위가 가동됐지만 당내 기득권에 막혀 ‘젊은 피’ 수혈 등 민심의 주목을 받을 만한 혁신 공천은 이뤄지지 못했다.

민주당에는 초대형 ‘혁신의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민주당에 비판적인 외부 인사들로 혁신위를 구성, 총체적 진단과 수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서 마련된 혁신안을 토대로 8월 전당대회가 치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이 전제되지 않고 전대가 치러질 경우, 계파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민주당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행보도 관심사다. 그가 국회 진입과 함께 당내 혁신을 주도하며 전대에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인지 주목된다. 하지만 그가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지방선거 간판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민주당 참패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민주당의 여전한 ‘오만’을 심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