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조선대학교 예체능계열 교수 2명을 수사 선상에 올려놓고 내사를 벌이고 있다. 제기된 의혹은 대학 입시생으로부터의 금품 수수, 보조금 부적정 집행, 교수 채용 비리 등으로 이 중 채용 비리 의혹의 경우 광주지법에서 이달 첫 재판이 열린다.

1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청 반부패수사대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조선대학교 A교수에 대한 계좌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A교수가 수년 전 이 대학 임용 전 학원 등에서 “대학 진학을 돕겠다”는 명목으로 제자들에게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잡고 사실 확인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계좌 압수수색 전, 금품을 제공했다는 학생 등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참고인들이 제시한 입금 명세표 등을 통해 일부 송금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참고인들은 6년여 전 A교수 요구를 받고 ‘작품값’, ‘공연단 간부 인사 값’ 등 명목으로 1인당 800만원씩을 줬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인들은 예체능계열 입시에선 실기평가와 주요 콩쿠르(경연대회) 입상 실적, 공연단 활동 참가 등 스펙이 당락을 가르는 상황이어서 A교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며, 자신들이 파악한 바로는 돈을 건넸던 입시 준비생이 8명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같은 과 B교수는 보조금 유용 의혹과 함께 교수 채용 비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다.

B교수는 광주 모 민간 예술단장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민간예술단체 보조금으로 3000만원을 수령했는데, 정산 과정에서 허위 증빙 자료가 포함돼 있는 등 석연찮은 정황이 수사당국에 포착됐다.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 조선대는 올 초 1명의 교수를 신규 임용했는데, 채용 과정에서 평가 절차가 심사 당일 임의 변경되는 등 특정인 밀어주기가 의심스럽고, 해당 학과에서 영향력이 있는 B교수가 또다른 응시자에 대학 발전기금 명목으로 3억원을 내라고 요구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와 관련 조선대 학생 등은 지난 30일 조선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합격자의 논문 표절 의혹이 있으나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총 3차로 진행된 임용 평가 절차에서 2차 평가 당일 심사 방식이 변경되는 등 공정하지 않았다”며 학교 당국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2명의 교수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 혐의나 수사 진행 결과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