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또 터진 人災…건설업계, 중대재해법 완화 요구 ‘쏙’
27일 시행 앞두고 건설업계 당혹
“완화 요구 목소리 힘 잃어”
더 강한 규제 나올까 걱정
공사기간 연장 등 어려움 가중
2022년 01월 13일(목) 18:40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시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사고를 계기로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관련 법 등 규제 완화를 요구해왔던 건설업계의 주장이 힘을 잃고 있다.<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중이던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건물 붕괴사고로 건설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관련 법 등 규제 완화를 요구해왔던 건설업계의 주장이 힘을 잃고 있어서다. 여기에 규제 완화는커녕 오히려 규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그로 인한 공사기간의 증가 등 어려움이 깊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13일 건설업계를 비롯한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강도 높은 처벌을 내리도록 하는 내용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오는 27일부터 시행된다.

중대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중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발생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다. 사망자가 발생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사업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법안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를 비롯한 산업계에서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처벌 대상이 모호한 데다, 과도한 처벌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지난해 광주시 동구 학동에서 발생한 건물붕괴 사고에다, 이번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건물 붕괴 사고까지 터지면서 건설업계의 주장은 힘을 잃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대재해처벌법 등 규제 완화를 요구해온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터져 더 이상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어진 게 사실이다”며 “국민들의 분노가 커진 현 상황에서 규제 완화를 요구할 수도 없고, 명분도 약해졌다. 자칫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고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중대재해처벌 완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이 건설업계에 오히려 더 강한 규제를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광주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사고를 완전하게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안전사고에 대한 건설업체의 책임을 더 가중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어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이 갈수록 고령화되고 외국인 근로자 비율도 높아 안전의식도 부족한 상황이다”며 “사업주가 현장의 안전사고를 통제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을 현실에 맞게 손을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야 할 시국에 이번 사태가 터져 당혹스럽다. 오히려 관련 법이 더 엄격해져 업계가 위축될까 염려스럽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