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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 전혜원 지음
2021년 11월 20일(토) 00:00
‘노동은 결코 신성하지 않으며 노동 문제는 이해를 달리하는 이해자들 간 합리적·비합리적 상호작용의 산물’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주로 노동 관련 기사를 써온 ‘시사IN’의 전혜원 기자가 저자다. 그의 책 ‘노동에 말하지 않는 것들’은 한국 노동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담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의 가치는 그가 지닌 노동의 가치로 연동된다. 한 사람의 사회적 지위가 개인의 노동에 매겨지는 가치, 즉 임금에 의해 좌우된다는 불편한 사실을 보여준다.

책의 핵심 내용은 기술의 발전과 고도 분업이 가져온 ‘숙련 일자리 감소’라는 현상으로 집약된다.

사실 기업들이 정규직을 뽑는 것은 ‘숙련’이라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금은 숙련이 해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숙련이 필요 없는 업무를 밖으로 털어낸다. 자영업자는 가맹비 등을 제공하는 대신 가격 책정을 비롯한 경영의 핵심을 프랜차이즈 본사에 맡긴다. “본사는 점포 확장의 비용과 리스크를 가맹점에 넘기”는 게 일상화돼 있다.

또한 기업들은 하청을 주는 것을 넘어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같은 이름의 개인사업자와 계약을 맺는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고용하지 않아도 “일의 수행 여부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원하는 바”를 얻는 단계에 이르렀다.

저자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반대하고 나선 인천공항 정규직 노조가 내세운 것은 ‘숙련’(일할 자격이 아닌 ‘공채’(들어갈 자격)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자원이 배분되는 방식이 “숙련과는 거의 무관한 다른 것(입직 과정)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해문집·1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