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박힌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봉사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다는 발칙한(?) 광주 청년들이 모였다.

광주 청년 봉사단체 ‘청뜰’(청년들의 뜰)은 스스로 봉사활동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는 ‘프로젝트 기획자’들로 구성된 단체다.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할 지역을 제안한 뒤, 자기 재능에 맞춰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구상하는 식이다.

김경보 청뜰 단장

김경보(28) 단장은 “어떤 목적이나 이윤도 추구하지 않고 순수하게 공익적인 일만 기획하는 게 목표”라며 “이처럼 순수한 프로젝트는 오직 청년만이 짤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청뜰은 지난 2019년 창단했다. 김 단장을 포함한 초기 단원 12명이 지난 2018년 광주시 마을 주민역량강화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환경·인권·프로젝트 기획·공예 등을 익힌 게 인연이 됐다.

이후 양로원 봉사부터 벽화 그리기, 비누 공예·나눔 등 봉사를 진행하면서 청년 봉사단체를 결성하자는 의견이 모였다.

김 단장은 “우리 사회 곳곳에는 힘 좋고 센스 있는 청년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의외로 많다”며 “어르신들은 청년들이 와주는 것만으로도 도움 된다고 한다. 선한 영향력이 시민들에게 퍼져나가는 걸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청뜰 단원들은 국수 나눔 봉사, 연탄 봉사, 1인가구 청년 도시락 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연말이면 단원끼리 조금씩 기부금을 모아서 소외이웃을 위해 전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야외활동 감소로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활력 프로젝트도 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월 7여회 ‘줍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광산구에서 발급하는 ‘걷기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시민들에게 올바른 걷기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걷기 활동 중 불법 투기 쓰레기가 많이 모이는 곳이나 파손된 나무 데크 등 훼손 시설물을 발견하면 커뮤니티·구청 등에 알리는 공익 제보 활동도 겸하고 있다.

“청년들이 걸으면 좋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취지에 공감해 많은 청년들이 참여해 주고 있어요. ‘걷기’라는 어렵지 않은 콘텐츠에 봉사 요소까지 더해지니 시민들도 반겨줍니다. 주민자치회 등에서도 한번씩 초청이 오곤 해요.”

2년 사이 단원은 40여명으로 늘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한 청년들이 모였다. 이는 상시 활동하는 단원들이며, 실제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이들은 훨씬 많다고 한다.

김 단장은 청뜰이 봉사단체를 넘어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창구로 발전하기를 꿈꾸고 있다.

“코로나19 전후로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또래 청년이 직접 확인하고, 청뜰을 통해 그 목소리를 사회에 전달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다른 청년 커뮤니티와 연결해 정책 제안, 의제 발굴 등 활동을 하는 거죠. 광주·전남에서 한 명의 소외된 청년도 없도록 만들고 싶어요.”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