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마을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주춧돌 삼아 월곡동을 ‘관광 명소’로 만든다.”

월곡2동 주민들이 주민협동조합 ‘달빛마을 협동조합’(이사장 정진산·이하 조합)을 만들기로 뜻을 모을 때 세웠던 목표다.

조합은 지난 4월 창립총회를 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활동이 주춤한 상태다. 이들은 월곡동 고유 관광프로그램 ‘고려인마을 문화탐방’을 개발, 이를 바탕으로 월곡동 마을기업을 세우고자 하고 있다.

조합은 최근 고려인마을 전담여행사로 위촉된 한별여행사 대표인 최창인(50) 이사가 기획했다.

최 이사는 “평소 고려인마을에서 자주 활동하면서 마을 특성을 살려 다양한 관광 코스·상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뜻에 함께할 이들이 모일 구심점이 필요해 조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조합원은 최 이사를 비롯한 8명. 월곡동뿐 아니라 하남지구, 수완지구 등에서 찾아온 이도 있다. 이들은 각각 여행 전문가, 사회적기업 전문가, 광고·홍보 사업가, 마을 활동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고려인마을이 가진 상징성을 ‘관광 인프라’로 소화하고자 한다.

고려인은 1930~1937년 구소련에 의해 연해주에서 척박한 중앙아시아 땅으로 강제 이주당한 아픈 역사를 오롯이 품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서 실제 거주하면서 공동체를 이루는 등 ‘자생’하고 있는 지역은 월곡동 고려인마을 뿐이라고 알려졌다.

최 이사에 따르면 최근 고려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을을 찾아오는 손님도 늘었다. 하지만 관광객을 위한 시스템은 발전이 더뎠다고 한다. 관광 안내나 관련 시설이 부족해 관광객이 마을을 둘러보는 데서 그치곤 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테마가 있는 동네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게 마련이지요. 고려인마을만의 특성을 살려서 구체적인 탐방 코스를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고려인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생활·문화상부터 음식, 기념품까지 자연스럽게 배우는 코스에요.”

최 이사는 또 “고려인마을을 잘 아는 주민들이 직접 나서 고려인 삶과 문화를 가르쳐주는 ‘마을해설사’를 양성할 계획도 있다”며 “‘우리 손으로 직접 마을기업을 만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월곡동(月谷洞) 이름에서 착안, ‘달빛’ 이미지를 형상화한 ‘달빛고구마찰빵’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도 있다. 최 이사는 이를 통해 마을 주민들의 일자리도 챙기고, 먹거리 등 수익 모델 개선으로 지역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월곡2동을 고려인 문화 탐방마을로 만들어 고려인을 재조명하고, 역사적 유물로 남겨주고 싶습니다. 학생, 관광객 등 누구나 역사를 제대로 배워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우리들의 꿈이자 목표입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