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주목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40년이 되도록 아직도 발포 명령자는 물론 희생자 암매장, 계엄군 성폭행 등 당시의 참혹한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3년 동안 두 차례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장을 찾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통한 ‘5월 정신’ 계승은 물론 강력한 진상 조사의 의지를 천명한 바 있어 40주년을 맞은 지역 민심의 기대는 더욱 크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지난 2017년 5·18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 참석, 숨져간 열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는가 하면, 80년 5월 당시 아버지를 잃은 5·18둥이 유가족을 안아주면서 국민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1980년 5월 광주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 광주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어 참석했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또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 학살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여전히 많고 이를 밝혀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이 됐지만 실질적으로 진상 규명 측면에서 내놓을 만한 성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철저한 진상 조사의 원년으로 선포하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가 차원의 5·18 진상규명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데다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177석의 슈퍼 여당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각종 법적인 지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광주·전남 21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오는 17일 5·18 왜곡 처벌법은 물론 5·18 진상조사 특별법 개정안 등 20대 국회에서 미래한국당에 막혀 처리하지 못했던 법안들을 공동 입법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또 문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5·18 진상 규명 노력도 천명하지 않느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정보원,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 5·18 진상 규명에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부 기관들에 대해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80년 광주정신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도 나오지 않느냐는 전망도 있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치유와 화해의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80년 광주의 대동정신을 참여와 연대의 시민정신으로 승화시켜 코로나 19 위기 극복에 나서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공약을 다시 거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개헌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언급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사상 처음으로 5·18 기념식이 국립묘지가 아닌 5월의 상징인 옛 전남도청 앞에서 치러지고 여야 정치권이 모두 참석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코로나 19 국면에서 치러지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국민대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자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올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을 찾는다면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재임 중 3번째 참석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