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집에서 살해한 여성의 범행이 남편의 원룸건물을 가로채기 위한 계획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서부경찰은 13일 살인혐의로 구속된 60대 여성 A씨의 남편 B씨의 뇌 분비물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0일 집 근처 병원을 찾아 “우울증이 있다”며 수면제 22알을 처방받았다.

이때부터 A씨의 살인계획은 시작됐다. 6일이 지나고 일요일이던 지난 5일 밤 남편에게 저녁밥을 차려주면서 뜨거운 국에 수면제를 넣은 것이다. 이를 모르는 B씨는 아내가 차려준 저녁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한시간 쯤 지나 거실바닥에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남편이 잠든 것을 확인한 A씨는 집에 있던 둔기로 남편의 머리를 내리치고, 노끈으로 B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거실바닥이 B씨의 피로 물들자 A씨는 걸레와 이불로 피를 닦아낸 뒤, 내연남 C(61)씨를 불러 피 묻은 이불과 걸레가 담긴 김장용 비닐봉투를 처리하도록 했다.

A씨는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지난달 중순께 남편에게 내연남과의 불륜사실을 들킨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남편이 최근 내연남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고 가서 살던지 네 마음대로 해라”라고 말하는 등 A씨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숨진 남편 B씨가 원룸 건물 한 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A씨가 살인 전에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관련 자문을 받은 점에 주목, 재산을 노린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