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이 12월 개봉작을 공개했다.

먼저 17일 개봉하는 ‘라스트 씬’은 부산을 대표하는 독립예술영화관인 국도 예술관의 폐관을 앞두고 이 공간을 사랑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은 영화관 곳곳에 스며든 기억을 스크린으로 불러내는 영화다.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공간을 차분히 보여주면서 소중한 공간과의 이별을 앞둔 관객들의 이야기를 함께 녹여내며 영화와 극장의 의미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같은날 개봉하는 ‘영화로운 나날’은 우연하고 기묘하게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며 펼쳐지는 마법 같은 로맨스를 담았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장르적 관습을 탈피하고 인생의 일상적이고 섬세한 부분과 인간관계의 달콤한 순간들로 가득찬 작품” 이라는 호평과 함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2관왕에 올랐다. 볼빨간 사춘기, 홀랜드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콧수염 필름즈 이상덕 감독이 지난 2016년 장편 데뷔작 ‘여자들’에 이어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켄 로치 감독과 폴 래버티 작가의 신작 ‘미안해요, 리키’(19일 개봉)는 안정적인 삶을 꿈꾸며 택배 회사에 취직한 가장 ‘리키’가 예상 밖의 난관을 마주하며 가족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켄 로치 감독은 편리한 긱 이코노미가 과연 사람을 향하는 것인가에 대해 물음표를 던진다. 내일의 희망을 배달하지만 정작 오늘 행복할 시간은 부족한 리키와 애비의 가족은 현실적이면서도 따스함을 갖고 있다.

영화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21일 오후 3시 1회 특별상영)는 암울한 현대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청소년, 청년, 노년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4명의 인물들이 만저우리에 있는 동물원 코끼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각 인물들의 사연을 정교하게 교차시킨 드라마로 234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상영 후 국내 영화팬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