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세계무역기구(WTO) 농업 분야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 여부 결정 시한이 아흐레 앞으로 다가오면서 농도(農道)인 전남 지자체와 농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혹여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농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26일 경제적 발전도가 높은 국가가 WTO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WTO가 이 문제를 손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WTO가 90일 내 실질적 진전을 이뤄 내지 못하면 미국 차원에서 이들 국가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마감 시한은 오는 23일까지다.

한국은 미국이 제시한 ‘경제적 발전도가 높은 국가’의 네 가지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나라여서 늦어도 내주 초까지는 개도국 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엊그제 영세한 농업 구조와 낙후된 농촌 여건을 감안할 때 개도국 지위는 우리 농업의 마지노선이라며 이를 유지해 줄 것을 국회와 정부에 건의했다.

전남도는 건의에서 그동안 농업이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과 자유무역협정(FTA) 과정에서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해 왔음을 지적했다. 시장 개방과 농산물 수급 불안으로 농가 소득은 정체되고, 저출산·고령화 및 청년 인구 유출로 농촌의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을 보호하는 대신 농업 분야 개도국 지위 포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쌀, 마늘, 고추 등의 관세 감축이 불가피하고 보조금도 줄어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민 생존권은 물론 식량 안보를 위해서도 개도국 지위는 꼭 지켜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