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어장’의 장지마을이 ‘황금시대’를 꿈꾼다.
금오도는 금(金)자라(鰲)의 섬이다. 섬의 모습이 자라처럼 생겼다고 하여 불리어지게 된 이름.
불과 100여년 전까지는 호랑이가 살던 곳이기도 하다. 호랑이가 두려워 주민들이 당제를 올렸을 정도로 골이 깊고 산세가 장엄했던 곳이다.
장엄한 산세는 이제 사람들을 부르는 금오도의 특별한 힘이 됐다.
금오도하면 사람들은 ‘비렁길’을 떠올린다.
금오도 함구미에서 장지까지 이어지는 18.5㎞. 옥빛 바다와 기암괴석이 하늘 그리고 바다와 어우러진 길이다. 바다 위의 산책을 위해 많은 이들이 금오도로 향하는 배에 오르고 있다.
비렁길의 끝에 있는 마을이 장지마을이다. 1코스에서 시작된 비렁길은 5코스 장지마을에서 끝이 난다.
장지마을은 자연이 준 선물 같은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남향을 보고 있어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뒷산이 북풍을 막아주어 따뜻한 이곳은 양지(陽地)마을이라고도 불렸다. 해안을 따라 길게 검은 자갈이 깔려있다고 하여 ‘진작지’로도 불렸다. 여전히 이곳 주민들은 진작이라는 이름을 쓴다.
따뜻한 날씨는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서쪽에서 찬바람이 불어올 때면 추위를 피해 관강객들이 장지마을로 모인다. 사시사철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이유다.
자연은 온화한 기후와 함께 또 다른 선물도 주었다.
이병호(63) 어촌뉴딜 300 사무장은 자신의 고향 장지마을을 ‘황금어장’이라고 부른다.
그는 직접 잡은 커다란 참돔 사진을 보여주며 “장지마을 바닷속에 개불이 많이 난다. 고기가 개불을 먹으려고 몰려들기 때문에 바다 낚시하기에 좋은 황금어장이다”고 웃었다.
감성돔, 볼락, 참돔, 농어 등이 풍부한 이곳은 전복, 소라, 미역, 톳 등 해산물도 풍부하다.
많은 것들을 품고 있는 이곳 바다를 터전 삼아 물질을 해왔던 어르신들도 여전히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4명의 해녀가 ‘황금어장’을 누비고 있다.
물에서만 귀한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오도의 특산물로 꼽히는 방풍 나물과 머위도 이곳 장지마을 사람들에게 귀한 자원이다.
황금 같은 자연 속에서 장지마을이 더 빛나는 것은 따뜻한 정이다.
‘똑순이 이장’으로 통하는 김명심(여·61)씨를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은 분기별로 함께 생일파티를 연다. 장지마을이라는 울타리 안에 사는 이들의 생일을 함께 챙기고 돌보는 이들은 2년에 한 번씩은 커다란 마을 잔치도 연다. 잔치가 없는 해에는 봉사단을 초청해 마을 벽화 그리기도 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하면서 함께 마을을 가꾸고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저런 매력이 가득한 장지마을은 요즘 유행하는 ‘한 달 살기’에 좋은 곳으로도 소문이 났다.
도심 생활에 지친 외부인들이 장지마을을 찾아 고요하고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좋은 자연 환경과 따뜻한 정으로 묶인 곳이지만 어촌 마을의 고령화는 장지마을의 고민이다.
이 사무장은 “30년 전만 해도 700명 정도 살았다. 많은 이들이 도시로 나가 살고 있고, 마을에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르신들의 생활 안정을 위한 발전과 개발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미 소문난 매력적인 마을이지만 아직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
비렁길의 코스 재조정도 이들이 생각하는 마을 부흥의 방법이다. 옛길이 아닌 밑에 길로 향하면 바닷가로 해서 거닐 수 있는 훌륭한 코스가 만들어진다. 출렁다리도 이들의 구상에 있다.
고려말에 만들어진 봉수대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곳이다.
12월 말에 이곳에 서면 바다 위로 떨어지는 해를 볼 수 있다. 일출도 동시에 볼 수 있고, 운이 좋은 날에는 멀리 제주도도 볼 수 있다.
아직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고 다듬을 수 있는 곳이 많은 장지마을. 문화와 레저가 있는 공간도 꿈꾸고 있다.
마을 폐교가 장지마을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명 나는 공간이다. 이들은 마을 폐교를 사들여서 풀장, 체험장, 캠핑장 들을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교통이다. 교통이 관광의 중심이지만 접안 시설이 잘못되어 있다. 접안 시설이 보완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이 천혜의 금오도와 장지마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무장은 “비렁길을 지나 이곳에서 배를 타고 나간다면 관광객들에게도 최고의 동선이 될 것이다”며 “접안 시설이 갖춰진다면 관광선도 띄울 수 있고 더 많은 볼거리와 재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금오도는 금(金)자라(鰲)의 섬이다. 섬의 모습이 자라처럼 생겼다고 하여 불리어지게 된 이름.
불과 100여년 전까지는 호랑이가 살던 곳이기도 하다. 호랑이가 두려워 주민들이 당제를 올렸을 정도로 골이 깊고 산세가 장엄했던 곳이다.
장엄한 산세는 이제 사람들을 부르는 금오도의 특별한 힘이 됐다.
금오도하면 사람들은 ‘비렁길’을 떠올린다.
비렁길의 끝에 있는 마을이 장지마을이다. 1코스에서 시작된 비렁길은 5코스 장지마을에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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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마을은 자연이 준 선물 같은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남향을 보고 있어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뒷산이 북풍을 막아주어 따뜻한 이곳은 양지(陽地)마을이라고도 불렸다. 해안을 따라 길게 검은 자갈이 깔려있다고 하여 ‘진작지’로도 불렸다. 여전히 이곳 주민들은 진작이라는 이름을 쓴다.
따뜻한 날씨는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서쪽에서 찬바람이 불어올 때면 추위를 피해 관강객들이 장지마을로 모인다. 사시사철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이유다.
이병호(63) 어촌뉴딜 300 사무장은 자신의 고향 장지마을을 ‘황금어장’이라고 부른다.
그는 직접 잡은 커다란 참돔 사진을 보여주며 “장지마을 바닷속에 개불이 많이 난다. 고기가 개불을 먹으려고 몰려들기 때문에 바다 낚시하기에 좋은 황금어장이다”고 웃었다.
감성돔, 볼락, 참돔, 농어 등이 풍부한 이곳은 전복, 소라, 미역, 톳 등 해산물도 풍부하다.
많은 것들을 품고 있는 이곳 바다를 터전 삼아 물질을 해왔던 어르신들도 여전히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4명의 해녀가 ‘황금어장’을 누비고 있다.
물에서만 귀한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오도의 특산물로 꼽히는 방풍 나물과 머위도 이곳 장지마을 사람들에게 귀한 자원이다.
황금 같은 자연 속에서 장지마을이 더 빛나는 것은 따뜻한 정이다.
‘똑순이 이장’으로 통하는 김명심(여·61)씨를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은 분기별로 함께 생일파티를 연다. 장지마을이라는 울타리 안에 사는 이들의 생일을 함께 챙기고 돌보는 이들은 2년에 한 번씩은 커다란 마을 잔치도 연다. 잔치가 없는 해에는 봉사단을 초청해 마을 벽화 그리기도 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하면서 함께 마을을 가꾸고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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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매력이 가득한 장지마을은 요즘 유행하는 ‘한 달 살기’에 좋은 곳으로도 소문이 났다.
도심 생활에 지친 외부인들이 장지마을을 찾아 고요하고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좋은 자연 환경과 따뜻한 정으로 묶인 곳이지만 어촌 마을의 고령화는 장지마을의 고민이다.
이 사무장은 “30년 전만 해도 700명 정도 살았다. 많은 이들이 도시로 나가 살고 있고, 마을에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르신들의 생활 안정을 위한 발전과 개발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미 소문난 매력적인 마을이지만 아직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
비렁길의 코스 재조정도 이들이 생각하는 마을 부흥의 방법이다. 옛길이 아닌 밑에 길로 향하면 바닷가로 해서 거닐 수 있는 훌륭한 코스가 만들어진다. 출렁다리도 이들의 구상에 있다.
고려말에 만들어진 봉수대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곳이다.
12월 말에 이곳에 서면 바다 위로 떨어지는 해를 볼 수 있다. 일출도 동시에 볼 수 있고, 운이 좋은 날에는 멀리 제주도도 볼 수 있다.
아직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고 다듬을 수 있는 곳이 많은 장지마을. 문화와 레저가 있는 공간도 꿈꾸고 있다.
마을 폐교가 장지마을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명 나는 공간이다. 이들은 마을 폐교를 사들여서 풀장, 체험장, 캠핑장 들을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교통이다. 교통이 관광의 중심이지만 접안 시설이 잘못되어 있다. 접안 시설이 보완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이 천혜의 금오도와 장지마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무장은 “비렁길을 지나 이곳에서 배를 타고 나간다면 관광객들에게도 최고의 동선이 될 것이다”며 “접안 시설이 갖춰진다면 관광선도 띄울 수 있고 더 많은 볼거리와 재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