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외국인 선수단이나 대회 관계자들이 즐겨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전통시장은 대비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닭이나 오리 등을 도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되는가 하면 악취가 심한 곳이 적지 않았다.

광주일보 취재 팀이 그제 오전 찾아간 광주 양동시장 닭전길. 줄지어 널려 있는 높이 50㎝ 가량의 철창에 닭·오리·청둥오리 등이 갇혀 있었는데, 철창 바닥에 깔린 나무판자는 배설물로 뒤덮여 심한 악취를 풍겼다. 업소들은 ‘살아 있는 닭을 즉석에서 잡아 줍니다’라는 팻말을 내건 채 손님을 끌고 있었다.

이날 장날을 맞은 광산구 송정 5일장과 북구 말바우시장 등도 상황은 비슷했다. 청결과는 거리가 먼 닭·오리 판매 업소들이 많은 탓인지 시장 입구부터 풍겨 오는 악취 때문에 상당수 방문객들이 손으로 코를 막았다.

수산물 전문 시장인 동구 남광주시장의 통행로 곳곳에는 생선에서 떨어진 물이 고여 비린내를 풍기고 있었다. 주말이면 ‘밤기차 야시장’이 개장하면서 수많은 외지 방문객이 찾고 있지만 배수 시설이 열악해 물이 원활하게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재래시장은 광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외국인들이 선물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전통상품 판매소조차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수영대회가 개막하면 광주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지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을 가능성이 많다. 시장에서 닭·오리를 도축하는 모습은 그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가림막을 설치해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와 상인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악취와 배수 개선 등 환경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그리하여 대회 기간 청결한 도시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