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조업정지’ 대신 ‘과징금’ 처분을 받을 지 주목된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 법무담당관실은 최근 ‘조업정지 10일’을 사전통보받았던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대한 청문 절차를 실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과징금으로 대체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담당 부서에 전달했다.

앞서 전남도 등 환경당국은 지난 2월 26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대한 현장 조사를 거쳐 고로(용광로) 정비작업 중 정상적인 상황에서 블리더(bleeder)라는 안전밸브를 개방, 무단 오염물질을 배출한 혐의를 확인하고 ‘조업정지 10일’을 사전통지한 바 있다. 포스코 측은 여기에 반발해 이의 신청을 제기하면서 청문 절차가 진행됐었다.

블리더는 공정에 이상이 발생하면 고로 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배출하는 폭발방지 안전시설이다. 고로 내부가 일정 압력 이상이 되면 폭발·화재 등을 예방하기 위해 ‘자동’으로 열리는데 포스코측은 이 밸브를 ‘인위적’으로 열어 오염물질을 무단 배출했다는 게 전남도가 ‘조업정지’ 처분을 내린 이유다. 고용노동부도 포스코측과 달리, 폭발 위험을 우려한 ‘이상(異常)’ 공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환경 당국 안팎에서는 실무부서가 청문 의견을 수용해 조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과징금은 ‘행정법규 위반이나 행정법상 의무 위반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게되는 경우 그 위반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기 위해 부과되는 제재금’을 말한다. 포스코가 과징금 처분을 수용하면 사실상 자신들의 위반 행위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행정처분에 불응, 소송을 진행할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대제철이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낸 것과 달리, 포스코측은 여태껏 혐의를 인정하지도, 공식 사과도, 해결 대책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지역민들 건강권을 위협하는 사안의 중대성에도, 전남도가 지나치게 관대한 처분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