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직원들의 단체복 구매 입찰에 대기업 브랜드를 참여시켜 말썽이다.

20일 나주시에 따르면 시는 직원 상의점퍼 1714벌 4억8000만원 상당의 단체복 구매 입찰 품평회를 진행중이다.

단체복은 2019년 신상품(자사제품) 또는 계약 후 직접 제작한 사계절용 점퍼 내·외피 세트로 구성된다.

입찰 참가자격은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 제2항에 따른 중소기업 또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소상공인으로서 ‘중소기업 범위 및 확인에 관한 규정’에 따라 발급된 중소기업, 소상공인 확인서를 소지한 업체이다.

또 시는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약칭: 판로지원법 )’ 제9조 및 동법 시행령 제10조의 규정에 의한 남성용 외투(물품분류번호 5310180201), 여성용 외투(물품분류번호 5310180401)에 대한 직접생산증명서를 소지한 업체로 한정했다.

하지만 시 입찰에 참여한 중소기업 6곳 중 4곳이 대기업 브랜드를 가지고 입찰 품평회를 진행하고 있어 불공정하다는 논란과 판로지원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소기업이 자사 브랜드가 아닌 대기업에 상표를 붙여서 납품하는 것이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판로지원법 제4조(구매 증대)에서는 공공기관의 장은 물품ㆍ용역 및 공사에 관한 조달계약을 체결하려는 때에는 중소기업자의 수주기회가 늘어나도록 하여야 하고, 중소기업자와 우선적으로 조달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또 제9조(직접생산의 확인 등) 1항에는 공공기관의 장은 중소기업자간 경쟁의 방법으로 제품조달계약을 체결하려면 그 중소기업자의 직접생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제8조의2(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 참여제한 등)에는 공공기관의 장은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대기업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배 또는 종속의 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집단에 포함되는 중소기업 등은 입찰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A사 관계자는 “대기업 브랜드로 직원들에게 투표하면 어느 누가 중소기업 제품을 선택하겠냐”며 “중소기업중앙회 판로지원부에 문의했는데 대기업 브랜드로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중소기업 판로 촉진법에 위배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본보 기자가 중소기업중앙회 담당자와 확인한 결과 판로지원법 제11조에 위배된다는 답변을 확인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직접생산 여부를 놓고 판단할 때 타사 브랜드를 부착하는 것이 판로지원법 위반이고 나주시 담당자에게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다”며 “만약 입찰을 참여한 중소기업이 이를 어길 경우 중기청에서 6개월 정지나 조달청에서 부정당 제재 환수금 처분 등이 처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입찰업체가 대기업으로부터 브랜드 사용 동의서를 받아 시에 제출한 것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나주시 담당자는 “대기업 브랜드 참가자가 해당 대기업에서 브랜드를 사용해도 된다는 동의서를 받아 제출했기 때문에 입찰 참가 자격에 문제가 없다”며 “직접생산할 시설이 있는지 확인은 낙찰자가 책임져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시에서 별도확인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다.

시는 지난 19일까지 직원들의 선호도 투표를 마쳤으며 21일 시청 2층 회의실에서 제안설명회를 갖고 심사할 예정이다.

/나주=손영철 기자 ycs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