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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되는 파면 국회의원만 예외”
복기왕 靑 비서관, 국민소환제 도입 청원 답변
“20대 국회서 법 완성돼야”… ‘일하는 국회’ 압박
2019년 06월 13일(목) 04:50
여야가 좀처럼 국회 정상화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국회를 상대로 ‘파행’ 책임론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민생법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국회가 정쟁에만 매몰된 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청와대가 여야의 정쟁에 개입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면서 오히려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11일과 12일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해산 청구 및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과 관련한 국민청원에 각각 답을 내놓으면서 이틀 연속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적했다.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12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요구한 청원에 대해 “대통령도,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도 소환할 수 있는데 유독 국회의원을 소환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복 비서관은 “선출직 중 국회의원만 견제받지 않는 나라가 정의로운 나라인가”라면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가 20대 국회에서 완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로서는 소모적 정쟁으로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주권자의 뜻을 거스르는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북유럽 3개국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시라도 국회가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전날 민주당·한국당 해산 청구 청원에 답하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0건’이고 추경안은 48일째 심사조차 못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정당해산 청원이 제기된 것을 두고 “우리 정당과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평가가 내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정당에 대한 평가는 선거를 통해 내릴 수 있음에도 이처럼 국민청원으로 정당 해산을 요구한 것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청와대가 정국 파행의 책임을 국회에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궤멸해야 할 심판의 대상으로 언급한 부분에 유감”이라며 “(사실상) 선거운동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평소 청와대의 오만함을 다시 한 번 보는 것 같다”며 “청와대는 청원 답변에서도 ‘유체이탈’이 현란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청와대 정무 파트가 물 밑 해법을 도출하기 보다 야권에 비판적 모습을 보이며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고 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청와대 정무파트”라며 “여야 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청와대 정무파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동욱 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