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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가게 ‘光州一고’ 사장님 변신 야구해설위원 김병현]“건강 햄버거로 대인동 골목 구원 등판했죠”
한식에 집중된 맛집지도 쇄신
구도심 활성화 보탬되었으면
찾아드는 발길에 벌써 문전성시
“광주서 후배 지도하고 싶어”
2019년 06월 13일(목) 04:50
“야구가 가장 쉬웠어요”라면서 웃는 김병현. 변화무쌍한 공으로 ‘빅리거’들의 방망이를 춤추게 했던 김병현이 햄버거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김병현은 최근 광주시 동구 대인동에 ‘光州一고’라는 가게를 열었다. 전국 햄버거 맛집을 돌아다니며 ‘건강한 맛’을 찾았던 그는 1년 넘게 가게 단장에도 직접 공을 들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미국 샌디에고에 초밥집을 열었던 그는 광주에 라멘집도 운영하고 있다. ‘미식가’ 김병현에게 이번 가게는 단순한 사업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된 도전이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광주에 괜찮은 맛있는 집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는데, 한식은 맛있다. 그런데 다른 음식들 경우 멋스러운 집들은 있는 데 맛 있는 집이 많이 없는 것 같아서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이걸 먹어보고 건강한 맛이구나. 그래서 이 정도면 충분히 건강도 생각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맛의 고장’ 광주지만 한식에 집중된 맛집 지도를 바꾸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었다. 흔히 말하는 ‘핫 플레이스’가 아닌 전통적인 맛집 골목이자 쇠락한 구도심인 대인동 골목에 가게를 연 것도 그런 이유다.

김병현은 “돈 벌 생각을 했다면 다른 비싼 음식을 택했을 것이다. 동네에서 사람들이 오가면서 맛보고 분위기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소박한 바람과 달리 이미 그의 가게는 새로운 햄버거를 맛보기 위한 사람들로 문전성시다. 재료가 소진되면서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다.

사장님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야구인이다.

김병현은 지난 1월까지 호주야구리그(ABL) 멜버른 에이시스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내 공을 다시 한번 던져보는 게 소원이다”를 입버릇처럼 말했던 그는 호주 무대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김병현은 “어느 정도 결과는 만족한다. 1승 무패 1세이브로 끝났다. 좋은 점이 분명히 있었다. 스피드는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볼 회전수가 엄청 많이 나왔다”면서도 “요즘 야구가 빨라졌다. 요즘 야구에 적합하지 않은, 원하지 않은 선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 내가 원했던 결과도 나와서 은퇴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또 “야구는 굉장히 몰입감이 있다. 그게 가장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었라고 생각했다”며 “어느 순간 표현할 수 없어서 그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그만두면은 뭔가 억울할 것 같고,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끝까지 했다”고 웃었다.

김병현은 MBC 야구해설위원으로 류현진(LA 다저스)의 경기를 중계하면서 마이크 앞에도 서고 있다.

“벌 받는 줄 알았다”며 웃음을 터트린 김병현은 “화장실도 못가고 3~4시간을 앉아었는데 보통일이 아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 걱정은 맞았던 것 같다(웃음). 기회가 된다면 한 두번 더 할 건데 더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어렵다고 너스레는 떨었지만 또 다른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에 김병현은 행복하다. 그리고 지금은 현장을 떠나있지만 그라운드에서 다시 서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김병현은 “고향팀에, 광주에, KIA에 빚을 지고 있어서 기회가 되면 지도자로도 역할을 하고 싶다. 아직 때가 아니라서 기다리고 있다”며 “지금은 야구 외적인 일인 해설, 햄버거 가게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좋은 날이 올 것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