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도교육청의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태스크포스 1차 조사 결과 전남 지역 내 각급 학교에서 친일 잔재로 보이는 대상물 115건이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기리고 역사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8일부터 23일까지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1차 전수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함평의 한 고등학교와 여수의 한 초등학교에는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인물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었다. 일제 충혼탑과 공덕비 등을 모방한 석물(石物)이 존치되고 있는 학교도 모두 33곳에 달했다. 친일 음악가가 작곡한 교가를 부르고 있는 학교는 18곳이었으며, 64개 학교의 생활 규정에는 ‘불온’ ‘백지동맹’ ‘동맹휴학’ 등 일제식 용어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교문 앞 공덕비처럼 학교 인근 등 교외에 존치된 친일잔재도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신고 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광주시교육청역시 1차 추경을 통해 사업비 8200만 원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교내 친일 잔재 청산 작업에 들어갔다. 오는 8월 15일 광복절 이전에 조사를 마치고 11월 청산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친일 청산을 통해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 공정한 나라의 시작’이라고 했다. 친일 잔재 청산은 국민의 80%가 필요성을 느낀다 했을 정도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다.

역사를 바로잡고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특히 학교 내의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일은 역사 인식을 갖춘 민주 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친일 잔재 청산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